프랑스 "대체 단백질에 '버거'라는 단어 쓰지마"...EU 국가 최초로 제품 표기 제한
프랑스 "대체 단백질에 '버거'라는 단어 쓰지마"...EU 국가 최초로 제품 표기 제한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2.07.06 14: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는 10월부터 대체 단백질 제품에 '버거'·'베이컨' 등 쓸 수 없어
프랑스 조치, EU 전역으로 확산될지 관심...현재 대체 유제품은 제품명 표기 제한 시행
프랑스가 EU 국가 중 처음으로 대체 단백질 제품의 표기 제한을 실시한다. 사진은 대체육 버거 패티 제품의 모습.
프랑스가 EU 국가 중 처음으로 대체 단백질 제품의 표기 제한을 실시한다. 사진은 대체육 버거 패티 제품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프랑스가 대체 단백질 제품에 육류 등 기존 동물성 단백질을 연상시키는 단어 표기를 금지했다. 유럽연합(EU) 국가 중 이 같은 조치를 취한 나라는 프랑스가 처음으로 EU 회원국들이 비슷한 조치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1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대체 단백질 식품은 더 이상 기존 육류와 우유, 어류 등을 연상시키는 단어를 제품명에 포함할 수 없다"라며 "대체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은 본질적으로 같은 제품으로 인식되어선 안 된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프랑스 내에서 판매되는 대체 단백질 제품에는 '소시지', '베이컨', '우유', '버터' 등의 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 같은 조치는 오는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기존 동물성 단백질 관련 단어를 사용한 대체 단백질 제품은 그전까지 모두 표기를 바꿔야 한다. 단, 표기 제한은 프랑스 내에서 생산되는 대체 단백질 제품에만 한정되며 수입되는 제품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프랑스가 대체 단백질 제품의 표기를 제한한 가장 큰 이유는 소비자 혼란을 막기 위해서다. 소비자가 육류와 어류 등 기존 동물성 단백질 제품을 기대하고 대체 단백질 제품을 구입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급성장하는 대체 단백질 산업을 견제하기 위한 농업계의 로비도 작용했다. 실제 프랑스 의회는 지난 2020년 대체 단백질 제품의 동물성 단백질을 연상시키는 제품명 표기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이번 조치의 근간이 됐다.

프랑스가 대체 단백질 제품의 특정 단어 표기를 제한하면서 이 같은 조치가 EU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U 의회는 지난 2020년 대체육 제품에 '버거' 등의 제품 표기를 막는 일명 '베기 버거 금지법(Veggie Burger Ban)'은 부결시켰지만 대체 유제품 제품이 '치즈' 등의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금지시켰다. 현재 EU에서 판매되는 대체 유제품 제품은 '우유 같은(like milk)', '치즈 대체품(cheese alternative), '요거트 스타일(yogurt-style)' 같은 제품명을 사용하지 못한다. 대체 유제품 제품 표기가 엄격해진 것처럼 대체육 제품 표기도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농업단체들 역시 대체 단백질 표기 제한 조치를 유럽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프랑스의 최대 농업단체인 FNSEA는 프랑스 정부의 조치가 발표된 날, 즉각 환영 성명을 내고 "수입 제품에도 표기 제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며 "프랑스 정부의 결정을 EU 차원의 결정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