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발생 농가 피해 감소·생산성 향상 '돼지 인공수정'에 달렸다
ASF 발생 농가 피해 감소·생산성 향상 '돼지 인공수정'에 달렸다
  • 한상윤 기자
  • 승인 2019.12.06 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공 수정 원리 잘 이해해야 '생산성 향상' 이룰 수 있어
정부, ASF 이후 돼지 인공수정 R&D 기술 지원 등 발빠른 대처
박진기 한국농수산대학 양돈학과 교수
박진기 한국농수산대학 양돈학과 교수

[데일리원헬스=한상윤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 퍼지면서 국내 사육돼지가 상당수 줄었다. 정부는 ASF 발병 이후 사육돼지 1,171만 마리 중 약 43만 마리(11월 10일 기준)를 살처분 및 수매했다. 전체 사육 돼지의 약 3.6% 수준이다.

수십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 되면서 돼지 인공 수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인공 수정으로 더 많은 새끼를 생산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인공 수정 기술을 잘 이해하고 적용해야 ASF로 타격받은 농가가 최대한 빨리 생산성 향상을 이룰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인공 수정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돼지 인공수정 지원 예산도 편성했다.

박진기 한국농수산대학교 양돈학과 교수는 "인공수정으로 수태율을 높이려면, 번식 관련 생리를 잘 이해해야 한다"며 "암돼지가 수퇘지의 교미  행위을 허락하는 기간인 '발정 온 돼지'를 관찰한 시간부터 난자 배란 시간, 자궁에 정액을 주입했을 때 수정 부위까지 올라가는 시간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평균적으로 돼지에게 발정이 오면 그때를 기준으로 35시간 전후에 난자가 배란된다"며 "자궁 경관에 정액을 주입하면 정자가 수정 부위인 난관 상부까지 오르는 시간이 15시간 정도 걸려 난자가 배란되기 15시간 전에 정액을 주입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돼지 발정주기는 평균 21일이다. 즉, 21일에 한 번씩 발정이 온다. 발정주기인 21일을 크게 '난포기'와 '황체기'로 구분한다. 난포기는 미성숙 난자가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통 4~5일간이다. 나머지 기간이 황체기로 16~17일간이다.

난포기는 미성숙 난자가 성숙된 난자로 자라는 기간이다. 황체기는 성숙된 난자가 배란이 되며 난자가 배란된 부위에 황체세포가 자라는 시기다. 황체세포는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임신이 유지되게 한다. 그러나 배란된 난자가 수정되지 않으면 황체세포가 퇴행해 다시 난포기로 접어드는 과정이 반복된다. 그 주기가 바로 발정 주기로 돼지는 그 기간이 21일이다.

박 교수는 돼지 수태율 감소 없이 발정 주기에 맞춰 인공 수정을 성공하려면 농가에서 '인공 수정에 관여하는 요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농가가 암퇘지 발정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2회씩 체크하고, 인공 수정도 발정기에 2회 시킨다"며 "다만 이론적인 부분과 현장에서 실제 인공 수정을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아침에 발정을 확인한 돼지를 인공수정 시키려면 이론적으로 24시간이 지난 다음날 아침에 수정시키면 되지만 아침에 발정이 관찰된 돼지는, 사람이 관찰한 그 시간이 아닌 발견일 이전인 당일 새벽이나 전날 저녁에 발정이 왔을 확률이 높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침에 발정이 관찰된 돼지는 1차 수정을 오후에 시키면 된다"며 "시간상 아침 8시에 관찰된 돼지를 오후 5시에 수정시키면, 9시간 만에 첫 수정을 시키는 것이지만 사실은 새벽이나 전날 저녁에 발정이 왔을 확률이 높아 발정이 온 것은 10시간이 넘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첫 발정 발견 후 1차 수정은 10시간이 넘은 시기에 1차 수정을 실시하고, 1차 수정 후 12시간 만에 2차 수정을 실시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호르몬을 이용해 발정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보통 이 경우는 발정이 잘 오지 않는 모돈에게 이용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첫 임신을 하는 돼지의 발정 시기를 같게 하는 '발정 동기화' 방법으로 많이 쓰인다. 노동력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서다.

박 교수는 "발정 동기화로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정을 시키는데, 수정시킬 돼지를 가능하면 같은 날짜에 발정이 오도록 유도하는 방법"이라며 "농가 일손을 집중시켜 효율적인 농장 관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호르몬 처리 방법으로는 PMSG(난포성장촉진), hCG(배란촉진) 두 가지를 혼합한 PG600(PMSG400+hCG200)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며 "PG600를 투여하면 보통 6일 이내에 발정이 유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PMSG, hCG를 별도로 사용할 때에는 PMSG 투여 3일째, hCG 투여 후 18~24시간 사이에 1차 수정을 시키고, 이후 12시간 후 2차 수정을 시키는 방법으로 발정을 유도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모돈이 허약해지면 재발정이 오지 않아 호르몬을 이용해야 하는 등 농장의 생산성이 저하된다”며 “모돈의 번식 능력은 생산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돈사 내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단열 및 환풍을 잘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