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사후 대응 효과 없다...핵심은 '개체 면역 관리'"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후 대응 효과 없다...핵심은 '개체 면역 관리'"
  • 한상윤 기자
  • 승인 2019.09.20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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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영 한국축산데이터 CSO "축산 선진국처럼 개체 면역관리에 집중해야"

[데일리원헬스=한상윤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발병은 이미 예정된 일이었습니다. 좁은 공간에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밀집 사육하는 돼지들, 돼지 건강관리에 대한 양돈농가의 부족한 인식이 우리 축산업의 현실이며 이는 축산 선진국의 20년 전 모습이기도 합니다. 축산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개체 면역 관리’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것이 ASF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자 핵심입니다.”

송도영 한국축산데이터 최고과학책임자(CSO)는 ASF 대응 방안의 핵심으로 개체 면역관리를 강조했다. 동물의 건강한 삶을 위해 기존의 치료제를 통한 사후적 의료서비스를 벗어나 면역성 관리(IMMUNE SUPPORT) 중심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수의학과 출신으로 30년간 수의사로 일하며 동물병원과 농가 등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송 CSO는 데이터 중심의 가축 헬스케어 솔루션 마련을 위해 2018년 '한국축산데이터'에 합류했다. 한국축산데이터는 국가공인 가축질병검사 기관으로 IT 개발자와 수의학 전문들이 만든 축산테크 스타트업이다.  

국내 양돈 시장은 꾸준한 양적 성장에도 생산성은 15년 동안 정체돼 있다. 이는 가축 건강 관리에 대한 인식 부족 때문이라는 게 송 CSO 판단이다.

국내 농가 대부분이 지나치게 항생제에 의존해 가축을 관리한다. 사후 치료 중심이라 변이형 바이러스 예방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매년 새롭게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유행성 질병이 그 예다. 

송도영 한국축산데이터 최고과학책임자
송도영 한국축산데이터 최고과학책임자

더욱이 현대 가축 질병은 바이러스의 다양한 변이로 사실상 사후 치료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ASF의 경우 한 혈청형 내에서도 다양한 변종이 존재한다. 새로운 변이형 바이러스가 발견되면 그제서야 해당 백신 연구가 시작되지만 연구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변종 바이러스가 나타나 차단 방역이나 사후 치료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

송 CSO는 "축산 선진국처럼 개체 면역 관리를 통해 사람처럼 가축의 면역기능 자체를 강화해야 한다"며 "사후 치료가 아닌 예방적 관점의 면역 체계 강화에서 ASF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 CSO가 연구를 이끄는 한국축산데이터는 가축 면역 체계에 대한 연구와 농장 및 가축 생체데이터 등 다양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으로 가축 건강과 농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올해, '표준 면역상태'를 측정하는 면역 지표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ASF 특화 개체 면역 관리에 중점을 둔 '팜스플랜AMS(ASF IMMUNE SUPPORT)' 시스템의 구축을 완료했다.

ASF 바이러스는 돼지 체내 주요 면역 세포 기능을 저하시키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체내 면역 세포 활성 강화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야만 예방이 가능하다. 

팜스플랜AMS는 표준 면역 상태 측정 기술로 개체의 현재 면역 상태를 기반으로 적절한 처리를 한 후 면역 세포의 활성 강화 정도를 반복 체크해 개체 면역 관리를 실현한다. ASF뿐 아니라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이나 돼지유행성설사(PED)에도 적용 가능하다. 

송 CSO는 "우리나라는 항생제에 지나치게 의지해와 현재까지 정부의 개체 면역관리 지원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이번 국내 ASF 발병이 개체 면역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축산데이터는 팜스플랜AMS를 중심으로 정부와 일선 농가의 개체 면역 관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체계적인 개체 면역관리 시스템을 보급하는 데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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