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파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옮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파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 옮긴다
  • 노광연 기자
  • 승인 2019.09.26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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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파리 통해 농장 돼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전파돼
일선 농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막기 위해 우리에서 파리 차단해야

[램인터내녀설=노광연 기자] 파리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6일 축산전문매체 피그프로그레스가 보도했다.

덴마크 공과대학 국립수의연구소 연구팀은 침파리와 등에 등 흡혈파리가 야생 멧돼지에서 농장 돼지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ASFV)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침파리가 ASFV를 전파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실험했다. 감염된 바이러스가 있는지, 바이러스에 감염된 DNA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파리의 각 부분을 분석하고 ASFV에 감염된 돼지 피를 빨아 먹는 파리를 각기 다른 시점에서 연구했다.  연구 결과 ASFV는 파리 입에서 최소 12시간, 흡혈한 이후에는 최대 3일간 머리와 몸에 남아있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흡혈파리 '침파리'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흡혈파리 '침파리'

연구팀은 침파리를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군 1 돼지에는 ASFV를 가진 침파리에서 채취한 피를 입을 통해 직접 주입했다. 실험군 2 돼지는 ASFV 감염 침파리를 섭취했다. 실험군 3 돼지에겐 ASFV가 없는 침파리가 들어간 케이크를 먹이로 제공했다.

실험 결과 실험군 1 돼지들은 열, 거식증, 우울증, 경련, 구토 등 다양한 ASFV 증상을 보였다. 실험 돼지의 혈액 내 DNA에서는 ASFV가 발견되었다. 실험군 1의 한 돼지는 의학적으로 건강했지만 혈액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DNA가 검출됐다. 연구팀은 실험군 1 돼지를 모두 안락사했다.  

실험군 2와 3에서 총 7마리의 돼지가 5~6일차, 11~13일차에 ASF 증상을 보였다. 돼지 7마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DNA를 갖고 있었고 혈액과 혈청에서 ASFV가 발견됐다. 실험군 2에서는 돼지 한 마리만이 ASF 증상을 보이지 않았고 실험 이후에도 혈액에서 ASFV가 발견되지 않았다. 

실험군 3의 돼지는 일부에서 ASF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돼지들이 실험군 1,2 돼지들과의 직접 접촉으로 ASFV가 전염된 것으로 결론냈다. 

연구에 참여한 퓨어 보커 박사는 "모든 국가에서 ASFV에 감염된 돼지는 농장이 아닌 야생에서 주로 발견된다"며 "많은 국가에서 야생 멧돼지와 농장 돼지의 물리적 접촉을 막는데 집중하고 있지만 흡혈파리를 통해 ASFV가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ASFV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를 침파리나 등에 등이 흡혈하고 이후 농장 돼지에게 옮긴다는 설명이다. 농장 돼지를 흡혈하거나 돼지가 사료를 먹는 과정에서 입으로 들어가면서 ASFV가 전파된다.  

보커 박사는 "흡혈파리는 서식지역이 넓지 않고 이동 거리가 길지 않아 ASF 확산의 주요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좁은 지역에서 등에 같은 흡혈파리는 야생 멧돼지에서 농장 돼지로 ASFV를 충분히 전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돼지가 ASFV에 감염된 파리를 먹기만 해도 바이러스에 감염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멧돼지와 농장 돼지가 인접해 있는 발트해 국가와 동유럽 국가에서는 파리를 우리에서 내쫓는데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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