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우리도 '한국형 홀스타인' 만들겁니다"
농식품부 "우리도 '한국형 홀스타인' 만들겁니다"
  • 한상윤 기자
  • 승인 2019.08.1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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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적합한 씨수소로 평균 산차 2.4산→ 2.7산으로 증대
도입 수정란 대체...젖소의 외국 의존도 개선

 

정준구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가축개량 담당)

[데일리원헬스=한상윤 기자] "지금의 품질 좋은 한우가 나오기까지 국내 한우 개량에 30여 년이 걸렸습니다. 한국형 젖소 개량은 이제 시작입니다." 

정준구 농림축산식품부 사무관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젖소 이상모델을 만들어 낙농가 생산력 향상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100억 원을 투입하는 젖소개량사업을 통해 '한국형 홀스타인(Holstein)'을 만든다는 설명이다.

홀스타인은 네덜란드 프리슬란트 지방 원산인 대표적 젖소로 주요 낙농국의 주력 품종이다. 젖소 중 우유 생산량이 가장 많고, 유용종 중 비유량이 가장 높다.

정부는 젖소산업 경쟁력 강화와 낙농가 소득 향상을 위해 우수한 해외종축을 들여와 국내 환경에 맞춰 검정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우수한 씨수소 정액을 낙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젖소 개량사업은 크게 ▲젖소 씨수소 개량사업 ▲젖소 육종농가사업 ▲유우군 능력검정사업으로 나뉜다.

농식품부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씨수소 수정란 도입을 줄이고 국내에서 생산된 젖소 씨수소 선발을 위해 국내 암소에서 우수한 수정란을 생산하려고 노력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우수한 형질의 암소 공란우 10두를 선발했다. 이 암소의 수정란으로 올해 100개의 후보씨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우수 공란우를 2023년에는 20두, 2028년에는 40두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그렇게 선정한 암소에서 우수한 씨수소 수정란을 2024년 200개, 2029년 400개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가축개량 담당인 정 사무관은 "도입우 비중을 줄이고, 젖소 개량의 기초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미산 수정란을 국내에서 생산한 수정란으로 대체해 자체 씨수소 생산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그 첫 단계가 국내에서 선발된 우수한 암소에서 씨수소 수정란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국내 사양환경에 적합한 씨수소를 보급해 농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내 젖소는 외국과 비교하면 평균 산차가 낮은 편에 속한다. 젖소는 3산이상 돼야 최고의 유량을 발휘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새끼를 3마리 낳기도 전에 도태되는 것이 현실이다. 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서는 국내 환경에 적합한 씨수소를 생산해 경제 수명을 늘리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 사무관은 "국내 환경에서 검정을 마친 씨수소를 생산해 보급하면 젖소의 생산 수명이 늘어날 수 있다"며 "올해부터 추진하는 젖소 이상모델 구축 사업이 완료되고 개량 방향이 정해지면 국내 젖소 평균 산차가 2018년 현재 2.4산에서 2025년에는 2.7산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젖소 이상모델을 만들고 농가에 보급해 개량 성과를 이끌어 내려면 1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사료를 적게 먹고도 많은 유량을 발휘하는 효율성 중심의 씨수소 선발을 위한 유전 평가 항목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는 생산형질, 체형형질 중심이지만 이를 포함해 난산, 수태율, 비유지속성, 경제 수명, 사료 효율, 착유 속도 등도 지속적으로 평가 항목에 추가한다. 정 사무관은 "평가 모형을 개발해 외국산 수입 정액의 경제 형질을 분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젖소유전체 평가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수·암소의 혈액 샘플을 수집·분석해 유전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으며, 국제 유전 평가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런 국제 공유 DB가 만들어지면 씨수소 조기 선발이 가능해진다. 보증씨수소 신뢰도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식품부는 참조집단수를 2023년 1만 2,000개, 2028년 3만 5,000개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유전체 분석 대상 농가는 국내 씨암소 선정과 후대검정 참여도를 고려해 추진하고 있다.

정 사무관은 "우수한 한국형 씨수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낙농가에서 후대검정용 정액을 많이 써줘야 한다"며 "그렇게 DB가 쌓여야 우수한 개체 선별의 오류가 줄고, 신뢰도 있는 씨수소 선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젖소 검정 농가들이 낙농 검정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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