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양계시장 뒤흔드는 ‘K-스타트업’...건강한 프리미엄 축산물 시장 만든다
동남아 양계시장 뒤흔드는 ‘K-스타트업’...건강한 프리미엄 축산물 시장 만든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9.27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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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산데이터, 말레이시아서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팜스플랜’ 적용 생닭 생산...국내 최초 IR4.0 기술 선정
그린굿스, 라오스 소농 대상 ‘양계 구독 서비스’ 제공...저렴한 비용으로 친환경 사육 가능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최근 말레이시아,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 양계시장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축산테크가 활성화되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 국내 우수 축산 기술을 도입하고,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양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식량안보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축산테크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는 지난 7월 말레이시아 닭고기 전문 생산∙판매 기업 에콘자야(Econjaya) 양계농장에서 자사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팜스플랜'을 적용해 생산한 생닭 '팜스플랜치킨'을 출시하고 최고급 식료품 마트 '자야그로서(Jaya Grocer)'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가 말레이시아에서 출시한 팜스플랜치킨(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한국축산데이터가 말레이시아에서 출시한 팜스플랜치킨(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팜스플랜은 축사에 설치된 CCTV를 통해 24시간 가축을 모니터링한 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하고 수의사의 정기검진 소견을 더해 가축을 건강하게 기르는 솔루션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가축 건강 관리로 질병 예방, 항생제 사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소비자에게 건강한 축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

팜스플랜치킨 출시에 이어 지난달 팜스플랜은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전환(IR4.0)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IR4.0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빅데이터, AI 등 4차 산업혁명 혁신 기술을 선정해 현장에 보급하는 사업으로 팜스플랜은 현지 양계농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팜스플랜 적용 농가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보조금 및 저리 대출 지원 등 혜택을 받게 된다.

팜스플랜은 일반 카메라와 인터넷만 설치하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솔루션 구축이 쉽고 장비 설치 비용 부담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투입 비용 대비 생산성 향상 등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 국내 스마트 축산 기술을 확대하고 축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팜스플랜 공급을 확대해 국내 축산 기술로 생산한 건강한 축산물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아시아개발은행(ADB)에서 약 6억 원 규모의 시드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그린굿스는 라오스에서 양계 구독 서비스를 운영한다. 라오스 소규모 농가에 정기적으로 병아리를 제공하고 농가가 사육한 닭을 약속한 가격에 구매해 프리미엄 브랜드에 유통한다.

그린굿스의 양계 구독 서비스를 제공받는 라오스 주민들(이미지 출처 : 그린굿스)
그린굿스의 양계 구독 서비스를 제공받는 라오스 주민들(이미지 출처 : 그린굿스)

태국의 CP그룹이 독점하고 있는 라오스 양계시장은 소농들이 양계업에 진입하기 위해 투자해야 하는 초기 자본금이 만만치 않다. 그린굿스는 이 초기 자본금의 약 26분의 1 수준의 저렴한 금액으로 소농들이 양계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농가는 75일 동안 닭을 기르고 수익을 제공받아 1년에 5번 정도 정기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닭 사육은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의 닭을 기르는 밀집 사육이 아닌 친환경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규모 밀집 사육보다 한 마리당 최대 8배 더 넓은 면적에서 닭을 기르고 항생제, 살충제 등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농가는 양계장 방역 서비스, 품질 보증된 병아리 분양, 수의사 정기 방문 서비스 등을 받아 양계장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 

이재원 그린굿스 대표는 "양계 기술과 위생 및 안전성 기준 등이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라오스에서 국내 위생관리시스템 해썹(HACCP) 수준의 위생적인 생산 시설을 확대하고 라오스 인접 국가 등으로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의 동남아시아 축산 시장 진출은 기후변화 등으로 식량안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스마트 축산 기술 도입, 사육 방식 및 환경 개선 등을 통해 프리미엄 축산물 공급을 확대하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한국축산테크협회 사무총장은 "국내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 농가의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의 안전한 축산물 공급에 나서며 동남아에서 프리미엄 축산물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라며 "동남아뿐만 아니라 해외 축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스타트업의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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