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말레이시아 진격...국내 스마트축산 기술로 생산한 ‘생닭’까지 나왔다
K-치킨, 말레이시아 진격...국내 스마트축산 기술로 생산한 ‘생닭’까지 나왔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8.23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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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bhc 말레이시아 매장 확대...‘K-스마트축산’ 기술로 현지에서 생닭도 출시
말레이시아, 닭고기 소비량 최대...동남아 중앙에 위치해 주변국 진출도 용이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K-푸드가 해외 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시장에 'K-치킨'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이슬람이 주 종교인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교도들이 소비할 수 있게 허용된 할랄 식품 시장이 크다. 이슬람교에서는 닭고기, 소고기를 '할랄'로 규정해 섭취를 허용하는 반면 돼지고기는 할랄에 포함되지 않는다. 닭고기와 소고기 중 가격이 저렴한 닭고기 소비량이 더 많은 것이 보통이다. 2021년 기준 말레이시아의 1인당 연간 닭고기 소비량은 약 50kg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말레이시아는 아시아에서 닭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고 동남아시아 중앙에 위치해 싱가포르나 동일한 이슬람 문화권인 인도네시아 등 주변 국가로의 사업 확장이 용이하다. 

여기에 말레이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에서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한식진흥원은 지난해 해외 18개 도시 거주 현지인 9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해외 한식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남아에서 '1년 내 한식을 먹어본 적 있다'라고 답한 비율은 88.3%, '한식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고 답한 비율은 77.9%로 조사 지역 중 가장 높았다. 한식에 대한 높은 선호도와 이해도를 가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높은 닭 소비량과 인근 지역 확장성을 가진 말레이시아에 국내 기업들이 열을 올리는 이유다.

지난 2014년 말레이시아에서 1호점을 열며 현재 말레이시아 내에서 34개 교촌치킨 매장을 운영중인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3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147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했다. 말레이시아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동남아 대표 관광 국가인 말레이시아를 시장 공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2021년 현지 치킨 판매량 기준 상위 10대 브랜드 4위에 오르는 등 말레이시아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있는 교촌치킨 매장(이미지 출처 : 교촌에프앤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있는 교촌치킨 매장(이미지 출처 : 교촌에프앤비)

bhc 치킨도 지난 5월 말레이시아에서 배달 전문 매장 2호점을 열었다.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된 말레이시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이다. bhc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1호점, 올해 싱가포르 1호점을 오픈하고 동남아 진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bhc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1호점이 안정적으로 운영돼 2호점도 순조롭게 오픈할 수 있었다"라며 "이번 개점을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외에도 최근 K-스마트축산 기술로 생산한 생닭까지 말레이시아 현지 마트에 입점해 판매되고 있다.

축산테크 스타트업 한국축산데이터는 최근 자사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팜스플랜'을 말레이시아 현지 대규모 양계 농장에 적용해 생산한 '팜스플랜치킨'을 최고급 식료품 마트 '자야그로서(Jaya Grocer)' 20개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조리된 치킨이 아닌 생닭을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판매하는 것은 팜스플랜치킨이 처음이다.

팜스플랜은 축사에 CCTV를 설치해 24시간 가축 모니터링과 인공지능(AI) 분석, 수의사 정기 검진읕 통해 가축을 건강하게 기르는 솔루션이다. 가축 질병 예방과 항생제 및 약품 사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가 있다. 생산단계에서부터 국내 스마트축산 기술로 건강하게 기른 고품질 생닭이 국내 축산물의 차별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팜스플랜치킨을 맛본 현지 소비자의 호응도도 높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에서 고급 레스토랑 알타(Alta)를 운영하고 있는 빈센트 탄(Vincent Tan) 씨는 "팜스플랜치킨은 다른 닭고기에 비해 잡내가 없어 맛이 깔끔하다"라며 "수분 함량도 높아 육즙이 풍부하고 식감도 쫄깃하다"라고 팜스플랜치킨의 맛과 품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최고급 식료품 마트 자야그로서에서 판매중인 팜스플랜치킨(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말레이시아 최고급 식료품 마트 자야그로서에서 판매중인 팜스플랜치킨(이미지 출처 : 한국축산데이터)

팜스플랜치킨은 질병 예방관리로 항생제 투여를 최소화해 가축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돼 육질을 저하하는 코르티솔 호르몬 발생을 줄인 제품이다. 코르티솔 분비가 적고 수분을 보존하는 보수력이 높아 육즙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팜스플랜치킨은 곧 말레이시아 편의점 시장에도 진출한다. 국내 편의점 브랜드 씨유(CU)의 파트너사인 말레이시아 편의점 체인 마이뉴스닷컴 매장에서 팜스플랜치킨으로 만든 다양한 즉석요리가 판매될 예정이다.

한국축산데이터는 향후 말레이시아 외에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으로도 팜스플랜 보급 및 팜스플랜치킨 판매를 확대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경노겸 한국축산데이터 대표는 "한식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동남아에서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있는 K-치킨을 비롯해 국내 스마트축산 기술을 적용한 우수한 맛과 건강함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면 K-축산물만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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