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축산업] ② “지구 온난화 주범 오명 지겹다” 오염물질 줄이는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축산업
[위기의 축산업] ② “지구 온난화 주범 오명 지겹다” 오염물질 줄이는 신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축산업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1.11.2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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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메탄 80% 줄이는 해초 바다고리풀 사료 개발..해초 사료첨가제 상업화 나서
스웨덴, 전세계 10억 소 먹일 최대 규모 해초 공장 건설 추진

[편집자 주] 세계의 축산업은 각 나라의 기후와 지리적 특성에 맞춰 각기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축산업 시장의 규모도 국가별로 천차만별이다. 미국에서 기르는 소 규모는 한국의 약 26배만큼 크다.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축산업은 현재 같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바로 노동력 부족 문제, 메탄 등 오염물질 문제, 생산성 정체 문제다. 공통으로 마주한 어려움을 각 국가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는지 짚어본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최근 축산업계는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친환경 흐름에 따라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에 대한 반감으로 채식 및 대체육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내부 반성에서 나온 결과다.

지난 6일 유엔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가 농업과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는 이산화탄소 165억 톤(t)에 달하는 양으로, 지난 30년간 17% 늘어났다. 유엔은 특히 전체 메탄 배출량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3%에 달하며, 가축에게서 발생하는 메탄이 주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농업 탄소배출량이 전체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하는 호주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호주축산공사(MLA:Meat and Livestock Australia)는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소(CSIRO), 스타트업 등과 협업을 통해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 양을 줄이는 사료첨가제 상업화에 나섰다.

호주 유명 셰프 Matt Moran이 해초 사료를 먹고 자란 소고기로 요리한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호주축산공사)
호주 유명 셰프 Matt Moran이 해초 사료를 먹고 자란 소고기로 요리한 스테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이미지 출처 : 호주축산공사)

CSIRO는 MLA, 제임스쿡대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가축 메탄가스 발생량을 줄일 수 있는 해조류 사료첨가제를 연구해왔다. 약 20가지의 해초를 채취한 결과, 브로모포름이라는 유기화합물이 함유된 바다고리풀 해초가 반추동물에게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CSIRO는 바다고리풀을 건조해 만든 사료첨가제를 소에게 먹이면 메탄가스 발생량의 80%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CSIRO는 2020년 자회사 '퓨처피드'를 설립해 1300만 호주 달러(약 112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퓨처피드는 스타트업 시에이치4 글로벌과 바다고리풀 사료 특허권 라이선스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시에이치4 글로벌은 1만 마리 규모의 해초 사료첨가제를 남호주 지역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업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호주 주정부 또한 해초 산업의 상업화를 위해 150만 호주 달러(약 13억 원)의 지원을 발표하는 등 메탄가스 절감 기술 지원에 나섰다.

스웨덴 또한 해초 사료 대량생산으로 가축 메탄가스 줄이기에 한창이다. 스웨덴 스타트업 '볼타 그린테크'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해초 생산 공장을 건설하면서 스웨덴은 물론, 전 세계 10억 마리가 넘는 소의 메탄가스 발생량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볼타 씨푸드 100g으로 소의 메탄가스를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볼타 그린텍)
볼타 씨푸드 100g으로 소의 메탄가스를 80%까지 줄일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볼타 그린테크)

볼타 그린테크는 메탄 발생량을 최대 80%까지 줄이는 바다고리풀로 만든 사료첨가제 ‘볼타 씨푸드’를 개발했다. 볼타 그린테크에 따르면 소가 음식을 소화할 때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데, 위에서 발생하는 미생물이 두 가스를 결합해 메탄을 생성한다. 그러나 소에게 해조류 첨가물인 볼타 씨푸드 100g을 먹이면 자연적으로 미생물이 억제돼 메탄 배출량이 효과적으로 감소한다는 설명이다.

볼타 그린테크는 6년간 여러 차례의 국제 테스트를 통과했으며, 현재 스웨덴의 가장 큰 사료 회사인 란트메넨과 협력하고 있다. 스웨덴 서부 해안지역에 첫 번째 공장인 ‘볼타 팩토리 1’을 건설한 볼타 그린테크는 해초류 생산을 극대화하기 위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초 공장 ‘볼타 팩토리 2’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은 가축에게 설치하는 장치로 메탄을 직접 제거하고 있다. 애그테크 스타트업 '젤프'는 소의 코 위에 장착하는 마스크로 가축의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제거한다. 소가 트림을 하면 마스크 센서가 이를 감지해 메탄을 해가 없는 물질로 즉석에서 바꿔주는 방식이다. 장치에 설치된 필터로 메탄가스를 상대적으로 환경에 해가 덜한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전환해 배출한다. 젤프는 이 장치를 내년에 정식 출시한다는 계획이며, 개발이 마무리되는 대로 글로벌 사료 기업 카길을 통해 유럽 낙농가에 해당 장치를 공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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