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도 만든다'...가치 소비로 급성장하는 '식물성 식품' 시장
'달걀도 만든다'...가치 소비로 급성장하는 '식물성 식품' 시장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09.09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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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동물·환경 보호 실천으로 '식품성 식품' 시장 급성장
식물성 달걀 등 식물성 고기 넘어 다양한 식품군 속속 등장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건강한 식습관과 동물보호, 환경보호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밀레니얼세대의 등장으로 ‘식물성 식품'이 대세가 되고 있다. 임파서블푸드, 잇저스트, 굿캐치푸즈, 카이트힐 등 실리콘밸리의 유명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식물성 고기를 넘어서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하며 식물성 식품 시장을 키우고 있다.

 

◆잇저스트의 식물성 달걀 ‘저스트 에그’

미국의 '잇저스트(Eat JUST Inc.)'는 달걀의 식물성 대안인 ‘저스트 에그’로 주목받고 있다. 잇저스트는 식물 단백질의 질감과 맛, 산성도 분석으로 달걀과 가장 비슷한 맛을 내는 재료를 찾았다. 주인공은 바로 ‘녹두’다. 녹두 단백질이 날달걀처럼 겔을 형성해 응고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녹두와 강황 등 10여 가지 재료를 혼합해 만들었다.

식물성 달걀 '저스트 에그'

저스트 에그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른 단백질원보다 낮은 것이 특징이다. 일반 달걀과 비교하면 저스트 에그 제품은 44mL를 만드는 데 물 2.2L가 필요하지만, 일반 달걀은 같은 양을 얻으려면 물 139L가 필요하다. 또, 닭의 살생이 사라지고, 조류인플루엔자(AI), 살충제, 항생제에서 자유롭다.

 

◆발효 기술로 만든 클라라푸드의 ‘식물성 달걀’

미국의 '클라라푸드(Clara Foods)'는 세계 최초로 발효 기술을 통해 식물성 달걀을 만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달걀 속 DNA를 모방해 유전자에 이스트를 넣은 뒤 발효 기술로 계란 흰자를 만든 것이다. 달걀 흰자 한 개에는 8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연구실에서 태어난 이 달걀 흰자는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고, 양계장의 각종 오염원에 노출되지 않은 식품이다. 생산 비용도 현격히 줄어들어 저소득층도 저렴한 가격에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굿캐치푸즈의 ‘생선 없는 참치’(Fish-Free tuna)’

미국의 '굿캐치푸즈'는 콩 단백질 추출물과 병아리콩 분말, 렌틸콩 단백질, 흰강낭콩 분말 등 총 6가지 종류의 콩 추출물에 해바라기씨 오일, 해초류 추출물 등을 첨가해 진짜 참치와 비슷한 질감과 맛을 구현했다.

굿캐치푸즈의 '생선 없는 참치'

굿캐치푸드의 식물성 생선과 함께 언급되는 '오션허거푸즈(Ocean Hugger Foods)'의 식물성 참치회는 토마토 질감을 변형해, 간장과 설탕 등으로 참치회와 유사한 식감과 맛을 낸다. 이 식물성 참치는 현재 미국의 유기농 식료품 체인과 레스토랑 등에서 참치 초밥의 형태로 팔리고 있다.

 

◆임파서블푸드의 콩으로 만든 ‘멸치맛 수프’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s)'는 콩의 식물 뿌리에서 추출한 식물성 ‘뿌리혹헤모글로빈’(헴·He-em) 성분으로 멸치맛 수프를 만들었다. 헴은 고기 핏속 성분과 유사해 고기 맛과 향은 물론 육즙까지 구현할 수 있다. 이 식물성 수프는 쌀과 채소에 해산물이나 고기를 얹어 찌는 스페인 요리 '파에야'와 시저 샐러드 드레싱으로 조리돼 유력한 식물 기반 생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리그레인드 ‘맥주 찌꺼기로 만든 에너지바’

버려지는 맥주 찌꺼기로 에너지바를 만들기도 한다. 맥주 맛이 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에너지바에 가깝지만 색다른 원료와 친환경적인 생산, 값싼 원료 덕에 주목받고 있다. 맥주를 만들 때 들어가는 보리, 밀은 효모 발효에 필요한 당분만 뽑은 뒤 대부분 버려진다. 맥주 1ℓ를 만들면서 버려지는 곡물은 약 720g으로 미국에서 한 해 맥주 227억ℓ를 생산하는 동안 1,630톤 규모의 곡물이 버려진다.

맥주 찌꺼기로 만든 '허니 아몬드 IPA' 에너지바 

미국의 리그레인드(Regrained)는 농가의 퇴비 원료로 쓰이던 곡물 찌꺼기를 무상에 가깝게 가져와 이를 가공해 에너지바와 프레즐로 재탄생시켰다. ‘허니 아몬드 IPA’, ‘초콜릿 커피 스타우트’ 같은 맥주 이름을 붙이는 등 감각적인 마케팅으로 대중의 눈길을 끌었다.

 

◆키버디의 미생물로 만든 '에어 프로틴(Air Protein)'

미생물에 공기를 투여해 단백질을 만들기도 한다. ‘키버디(Kiverdi)’는 특정 박테리아가 이산화탄소를 원료 삼아 단백질을 만들어낸다는 과거 미 항공우주국(NASA)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일종의 발효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동물성 단백질과 유사한 아미노산 구성을 보이는 단백질 ‘에어 프로틴’이 만들어졌다.

미생물로 만든 '에어 프로틴(Air Protein)' 

아직 본격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 단백질을 바탕으로 일반적인 고기와 맛이 비슷한 시제품을 내놓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기르면서 들어가는 막대한 양의 물과 곡물 그리고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대신 이산화탄소로 단백질을 얻는 이 식품기술은 환경 보호에 기여할 획기적인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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