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다시 뜨는 실험실 고기 '클린 미트'
코로나19로 다시 뜨는 실험실 고기 '클린 미트'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09.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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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기존 육류 공급망 붕괴...국내에서도 배양육 시장 개화
식물성 대체육 대비 단백질 함량·맛 뛰어나...생산단가도 낮아져
풀무원·다나그린 등 국내 기업들 시장 개척 '분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육류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동물의 세포조직을 배양해 만든 배양육, 일명 '클린 미트(clean meat)'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클린 미트 필수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에서도 시장이 개화하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고, 영양분을 넣어 실험실에서 만든다. 콩과 밀 등을 활용하는 식물성 대체육과 비교했을 때 단백질 함량은 물론 맛도 더 뛰어나 시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아직 생산단가가 높아 시장성이 크지 않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가격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닭고기와 소고기 등심, 삼겹살, 참치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친환경적인 생산 과정 덕분에 ‘클린 미트’라고 부른다.

배양육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시대가 올 거라는 전망도 많다. 배양육은 기존 가축 사육방식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은 최대 55%, 물은 96%, 온실가스 배출량은 96%, 토지는 99%까지 줄일 수 있어 '지속가능한 육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등 인수공통감염병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아예 대체육으로 기존의 육식 식생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만큼 사육을 위한 대규모 농지 없이 충분한 육류 생산도 가능하다. 미국 대체육 지원 민간기구 ‘굿푸드 인스티튜트(The Good Food Institute)는 "소에 바늘을 한 번 찔러 나오는 배양육은 약 3,500kg정도에 이른다"고 전망했다.  

풀무원이 국내에 유통할 계획인 '블루날루'의 생선 배양육.
풀무원이 국내에 유통할 계획인 '블루날루'의 생선 배양육.

코로나19 확산으로 배양육이 큰 관심을 모으면서 국내에서도 시장이 열리고 있다. 풀무원 등 기존 식품 제조·유통사를 포함해 몇몇 스타트업이 클린 미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풀무원은 미국 그린바이오기업 '블루날루(BlueNalu)'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생선 배양육을 도입하기로 했다. 블루날루는 물고기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이를 3D 프린팅 방식으로 배양육을 만든다. 

2017년 설립된 다나그린은 국내 몇 안 되는 배양육 개발사다. 구멍이 난 스폰지와 모양이 흡사한 ‘3D 지지체 구조물’에서 줄기세포를 증식, 분화시켜 미니장기를 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미니장기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도 있다. 다나그린은 최근 JW에셋, IBK기업은행 등에서 16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주목받은 국내 바이오기업 이원다이애그노믹스가 투자하는 배양육 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박용호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창업한 노아바이오텍과 함께 소 근육 유래 줄기세포를 3차원으로 배양하는 배양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조직공학 기술을 활용해 두툼한 스테이크 크기의 배양육 시제품을 3년내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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