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화석연료 기업 때문에...2100년 조기 사망자 1,150만 명 발생 전망
5개 화석연료 기업 때문에...2100년 조기 사망자 1,150만 명 발생 전망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25 1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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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 기업 활동으로 폭염 피해 급증...피해 주로 개도국 집중 전망
화석연료 기업들, 석유·가스 생산량 늘려...글로벌 위트니스 "기후정의 문제 심각"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기로 배출되는 오염원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5개 글로벌 주요 화석연료 기업이 생산하는 석유와 가스로 이번 세기말 조기 사망자가 전 세계적으로 천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비영리단체 '글로벌 위트니스(Global Witness)'가 최근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쉘, BP, 토털에너지, 엑손모빌, 셰브론이 생산한 화석연료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대기 오염으로 오는 2100년까지 1,150만 명의 조기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오는 2050년까지 이들 글로벌 화석연료 기업들이 생산하는 석유와 가스를 연소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의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 2050년 이후 탄소 배출에 따른 영향은 반영하지 않아 실제 피해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은 지구 온도 상승에 따른 극심한 폭염을 꼽았다.

화석연료가 폭염으로 인한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해 글로벌 위트니스는 두 가지 데이터 세트를 사용했다. 첫 번째는 탄소 배출과 열 관련 사망 사이의 연관성, 즉 탄소의 사망 비용을 평가하는 컬럼비아대학교 모델이다. 이 모델은 현재 시행 중인 기후 정책만 추구하는 상황에서 2020년부터 탄소 100만 톤이 배출될 때마다, 향후 80년 동안 226명의 폭염 관련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는 탄소 고배출 시나리오를 따른다.

두 번째로 사용된 지표는 데이터 분석 기업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데이터를 사용해 5개 기업의 화석연료 생산량과 배출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 이들 기업이 오는 2050년까지 대기 중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은 현재 중국, 미국, 인도 배출량의 2배에 달하는 510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은 이를 컬럼비아 대학교 모델의 고배출 시나리오와 결합해 오는 2100년까지 조기 사망자가 1,15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가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 상황에서도 조기 사망자 수치는 여전히 5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5개 주요 글로벌 화석연료 기업의 기업 활동으로 인한 사망자 수(이미지 출처 : 글로벌 위트니스 홈페이지)

이 같은 폭염에 따른 조기 사망자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은 엑손모빌로 310만 명이 엑손모빌의 기업 활동으로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셰브론(240만 명), BP(210만 명), 쉘(200만 명), 토털에너지(190만 명)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번 연구 결과 외에도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피해를 전망하는 연구 결과는 많지만 주요 화석연료 기업들이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줄일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트니스의 연구 결과 발표에 대해 토털에너지는 "이러한 분석, 특히 석유 및 가스 연소로 인한 탄소 배출량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탄소 배출량 책임을 묻는 것은 '근본적인 편견'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탄소의 사망 비용도 인정하지 않는다"라며 "현재의 생산량 자연 감소와 증가하는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새로운 석유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S&P 글로벌이 주최한 에너지 산업 컨퍼런스 CERAWeek에 참가한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상황에서 오는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라며 "모두가 탄소 배출량 감축을 원하지만 아무도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탈탄소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라며 친환경 재생 에너지로의 적극적인 전환에 선을 그었다.

실제 지난 몇 달 동안 엑손모빌과 셰브론은 새로운 석유 및 가스 매장량 개발에 1,000억 달러(약 133조 8,500억 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토탈에너지도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BP와 셸은 기후변화 대응 공약을 약화시켰다.

글로벌 주요 화석연료 회사가 생산하는 석유와 가스로 인한 폭염 피해는 저소득 국가에 집중될 전망이다. 일부 선진국들이 탄소 초과 배출량의 92%를 차지지고 있지만, 모든 폭염 관련 사망의 91%가 주로 지구 남쪽에 있는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이 같은 현상을 '기후정의'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위트니스는 "화석연료 기업들이 고통과 죽음의 명백한 기록 앞에서도 오히려 화석연료 생산을 늘리고 있다"라며 "이런 식이면 마약상이 마약 중독에 책임이 없고, 무기상이 살상 무기가 아닌 단순히 사람들이 원하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해도 할 말이 없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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