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 기업들 "아무도 탈탄소 비용 지불 원치 않아...석유 사용 오히려 늘어날 것"
화석연료 기업들 "아무도 탈탄소 비용 지불 원치 않아...석유 사용 오히려 늘어날 것"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3.1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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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엑손모빌 등 글로벌 화석연료 기업들, 단기간 내 탈탄소 전환 비현실적 지적
화석연료 사용, 올해 역대 최고 기록할 것...향후 20년 동안 증가 전망
세계 최대 석유회사 아람코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석유와 가스의 단계적 퇴출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 -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모두가 탈탄소를 원하고 있지만 아무도 비용을 지불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

글로벌 화석연료 기업의 수장들이 에너지 업계의 탈탄소 전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단순히 탈탄소 전환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한동안 화석연료 사용량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기후위기 대응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내놨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S&P 글로벌 주최, 에너지 산업 컨퍼런스 CERAWeek에 참가한 세계 최대 석유회사 아람코의 아민 나세르 CEO는 "석유와 천연가스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라며 "두 에너지원 소비가 적어도 향후 10~20년 동안은 증가할 거라는 현실을 전 세계가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매년 전 세계가 기록적인 양의 화석연료 소비를 지속하고 있어 환경 단체가 주장하는 야심찬 탈탄소 전환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라며 "석유나 가스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환상을 버리고 현실적인 수요를 적절히 반영해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세르 CEO는 올해 석유 소비량이 하루 1억 4,000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며 오는 2045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많은 환경 단체가 주장하는 오는 2030년까지 의미 있는 탈탄소 전환은 고사하고 당분간 석유와 가스 사용량이 줄지 않고 늘어날 거라는 나의 견해를 강화시킨다"라며 "누구도 내 견해와 반대되는 쪽으로 내기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엑손모빌 미국 일리노이주 정유공장 모습

대런 우즈 엑손모빌 CEO도 탈탄소를 위해 수소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같은 행사에 참가한 우즈 CEO는 "우리는 현재 오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한 길을 가지 않고 있다"라며 "모두가 탄소 배출량 감축을 원하지만 아무도 비용을 지불할 의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탈탄소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데는 관심이 없다"라며 "그것이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엑손모빌은 네덜란드 기후행동 그룹 '팔로우 디스(Follow This)' 등에서 스코프 3(Scope 3)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스코프 3는 기업의 자체 제품 생산 과정 외 협력업체와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외부 배출을 의미한다. 스코프 3 이행을 위해선 철저한 공급망 관리가 필수다. 

우즈 CEO는 스코프 3 배출량 목표 설정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팔로우 디스 등 환경 활동가들은 회사의 경제적 안녕에는 관심이 없다"라며 "이들의 행동이 엑손모빌 주주들에게 해를 끼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CERAWeek 부대행사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제니퍼 그랜홀름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석유나 천연가스 투자를 앞지르고 있다"라며 "소비자와 투자자 모두 화석연료 업계에 변화를 요구하고 있으며, 업계는 이러한 요구를 책임감 있고 신속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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