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환경 단체들 "우리는 농민들의 동맹"..."농민 생존권 보장하라"
佛 환경 단체들 "우리는 농민들의 동맹"..."농민 생존권 보장하라"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0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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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농민들, 환경 규제 강화·수입 농산물 경쟁 심화에 대규모 시위 전개...트랙터로 2주 넘게 파리 봉쇄
佛 환경 단체들, 수입 농산물 쿼터제 도입하고 친환경 작물 전환 지원 늘려야
트랙터로 고속도로 봉쇄 시위 중인 프랑스 농민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프랑스 환경 단체들이 대규모 트랙터 시위 중인 농민들을 지지하고 나섰다. 환경을 이유로 농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닌 농민들의 생존을 지지하는 동맹임을 선언했다.

지구의 벗, 그림피스 프랑스, 멸종반란 등 프랑스 내 50여 개 환경단체들은 최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자신들이 '농민들의 적'으로 분류되는 것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우리는 농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으며 지구와 공기, 물, 기후는 무엇을 재배하고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라며 "농민들이 소득을 유지하면서 농업 관행과 적절한 환경 규제가 양립할 수 있는 재정 지원을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항상 농부들의 동맹이었다"라며 "정부의 선전이나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증오를 부추기는 권위주의적 수사와는 달리, 농민들의 요구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농민들의 동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 프랑스 역시 "농민들의 분노는 정당하고 합법적"이라며 "원가 이하의 농산물 판매 금지, 수입 식품 쿼터제 도입, 유통업체가 농산물로 벌어들이는 이윤에 대한 엄격한 규제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프랑스 농민 시위대는 정부의 환경에 대한 규제 강화와 수입 농산물과의 불공정한 경쟁에 항의하며 800여대의 트랙터를 몰고 나와 파리 주변 고속도로를 봉쇄하는 시위를 2주 넘게 벌이고 있다. 31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 최대 농산물 도매 시장인 렁지스 시장을 봉쇄하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프랑스 농민들의 분노는 농업용 경유에 대한 보조금 삭감, 물 소비에 대한 추가 요금 부과, 유럽연합(EU) 그린딜에 따른 살충제 및 제초제 사용 금지, 휴경지 확대 등 환경 관련 규제와 이에 따른 자금 지원 감소 때문이다. 여기에 저렴한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입으로 곡물, 설탕, 가금류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것도 원인이다.  

농민들의 거센 시위에 프랑스 정부는 농업용 경유에 대한 보조금 삭감 계획을 철회하고 친환경 작물 재배 전환을 위한 지원 확대, EU에 휴경지 기준 현재 4%에서 3%로 낮출 것을 제안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농민들의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농민들을 값싼 수입 농산물과의 경쟁으로 몰아 넣지 말고 이들의 친환경 작물 재배 전환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민들이 아무런 보상 없이 친환경 기준에 맞추기 위해 방치해서는 안 되며 값싼 수입품과 경쟁할 필요도 없다는 설명이다.

그린피스 프랑스는 "환경 규제 기준을 낮추거나 살충제, GMO, 생산 시스템 규모 확대 등은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인 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프랑스 농업은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농민들이 존엄하게 살 수 있는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농업 생태학적 전환에 기반한 완전한 혁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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