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돼지고기 소시지 '넴츄아'에서 천연 방부제 성분 발견돼
베트남 돼지고기 소시지 '넴츄아'에서 천연 방부제 성분 발견돼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1.06.25 12: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주 연구팀, 넴츄아에서 새로운 박테리오신 물질 '플랜태시클린(Plantacyclin) B21AG' 발견
새 박테리오신 물질, 천연 방부제 역할 가능...음식물 쓰레기 절감·식중독 예방 기대
베트남 돼지고기 소시지 '넴츄아'
베트남 돼지고기 소시지 '넴츄아'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베트남의 생돼지고기 소시지에서 천연 방부제 성분이 발견됐다고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가 15일 보도했다.

호주 로열멜버른공과대학(RMIT) 연구팀은 베트남 여행 중 베트남의 국민간식이라 부르는 '넴츄아(Nem chua)'에 주목했다. 넴츄아는 다진 돼지고기를 야채와 버무려 바나나잎에 싸서 먹는 소시지다. 튀기거나 굽지 않고 생돼지고기를 숙성시켜 먹는다. 일반 식당은 물론 길거리 음식으로도 많이 소비되는 이 음식은 주로 냉장고가 아닌 덥고 습한 상온에서 보관되며 별다른 방부제를 쓰지 않지만 상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RMIT 연구팀은 고온 다습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병에 걸리지 않고 생고기 간식을 먹는 사람들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넴츄아에 대한 잠재적 향균성을 조사했고, '플랜태시클린(Plantacyclin) B21AG'라는 새로운 박테리오신 물질을 발견했다.

박테리오신은 세균이 경쟁 세균의 균주를 파괴하기 위해 생성하는 화학물 중 하나다. 박테리오신은 표적 박테리아 세포막에 구멍을 내 세포 내용물이 손실되게 만들어 효과적으로 경쟁 박테리아를 없앤다. 하지만 대부분의 박테리아가 한두 종류의 박테리아에 대해서만 작용하며 다른 환경 조건에서는 그다지 안정적이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넴츄아에서 발견된 플랜태시클린 B21AG는 제균성이 현재 식품 방부제로 쓰이는 니신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신은 온도와 pH(수소이온지수)에 민감하다. 반면, 플랜테시클린 B21AG는 20분동안 90도까지 가열해도 살아남아, 높은 pH 수준과 낮은 pH 수준 모두에서 안정적이었다. 또, 잠재적으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테리아를 포함해 음식에서 흔히 발견되는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유기체도 파괴했다.

연구팀은 넴츄아에서 발견한 플랜태시클린 B21AG가 장기적으로 음식물 쓰레기와 식중독 등 음식 매개 질병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식물 쓰레기 대부분이 미생물 오염으로 인한 부패로 발생하는 만큼 플랜태시클린 B21AG가 부패를 유발하는 미생물을 파괴하면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6,800억 달러(약 757조 5,840억 원)가 소모되며, 이 과정에서 농업에 사용하는 물의 25%이 소비된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온다.

리스테리아(Listeria)나 살모넬라(Salmonella) 같이 매년 수백만명에게 식중독을 일으키는 음식 매개 질병도 크게 줄일 수 있다.

해당 연구를 이큰 엘비나 팔린던간 RMIT 교수는 "천연 박테리아를 식품 방부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에게 해를 미치는 박테리아를 다른 천연 박테리아로 제어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미래에는 천연 방부제가 인간 치료에도 유미의한 항생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