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 검출...박쥐 통한 전염 우려
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 검출...박쥐 통한 전염 우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1.06.17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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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 태아 소두증 등 유발...주로 모기 통해 발병돼
지카 바이러스 감염 야생 박쥐, 모기에서 바이러스 전파 우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고 애니멀헬스미디어가 17일 보도했다.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가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콜로라도주립대 연구팀은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가 다수 검출됐으며 이것은 야생 박쥐가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린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해 전파되는 질병으로 아열대기후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또는 비교적 온난한 기후에서도 서식할 수 있는 '흰줄숲모기(Aedes Albopitus)'에 의해 전염된다.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에도 서식하고 있으며 전체 모기의 약 0.2%에 해당한다. 

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아프리카 야생 박쥐에서 지카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가 주 감염 매개체로 사람간의 전파는 수혈과 성접촉시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상생활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지카바이러스는 태아의 소두증에 영양을 주며 발진과 고열, 눈의 충혈, 관절병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성인은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지카바이러스 RNA를 가진 야생 박쥐가 그 자체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기가 지카바이러스 RNA를 가진 야생 박쥐를 흡혈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흡혈로 모기에게 지카바이러스가 전염되면 모기가 이를 다시 사람에게 옮기는 숙주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우간다의 지카 숲과 주변 지역에서 추출한 박쥐 198마리의 표본을 통해 각 종을 대표하는 박쥐 4마리에서 지카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연구에 사용된 샘플은 우간다의 여러 지역에서 2009년에 채취한 것으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북미와 남아메리카에서 지카바이러스가 대규모로 발병하기 전 채취됐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레베카 카딩 콜로라도주립대 부교수는 "플라비바이러스가 박쥐에서 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이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었다”라며 "우리는 박쥐가 자연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는지, 지카바이러스 전파에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플라비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을 통칭하는 말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물론 뎅기열, 웨스트나일열, 일본 뇌염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이 검출한 바이러스는 미크로네시아와 프랑스령 폴리네시아에서 지카바이러스가 발생한 이후 아메리카에서 유행한 변종인 아시아 계통 지카바이러스와 유사했다. 아프리카에서 아시아 계통 지카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6년 말 앙골라와 케이프 베르데에서였다.

연구를 이끈 안나 파지 콜로라도주립대 교수는 "아시아혈통 지카바이러스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양성 샘플은 2009년에서 2013년까지 표본으로 추출된 박쥐에서 나왔다"라며 "이는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아프리카 대륙에 아시아계 혈통 변종이 오래 존재했거나, 이전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프리카 혈통 지카바이러스에서 상당한 진화와 유전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파지 교수는 "박쥐 샘플에서 지카바이러스가 비교적 확산이 활발하지 않는 것은 박쥐가 주요 숙주로 기능하거나 보균자 숙주를 증폭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카바이러스 감염의 부수적인 숙주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단일 연구에서 나온 것으로 해당 연구를 바탕으로 이 병원체의 생태학과 역학에 대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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