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파리 올림픽 성공할까?...일부 국가 에어컨 가지고 파리로
에어컨 없는 파리 올림픽 성공할까?...일부 국가 에어컨 가지고 파리로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2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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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역대 최고 친환경 올림픽 목표...에어컨 없이 선수촌 지어
호주 등 자국 선수단에 이동식 에어컨 제공하기로..."파리에 소풍가는 거 아니야"
파리 올림픽이 역대 최고의 친환경 올림픽을 목표로 오는 7월 개막한다.
파리 올림픽이 역대 최고의 친환경 올림픽을 목표로 오는 7월 개막할 예정이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에어컨 없는 친환경 올림픽이 성공할 수 있을까?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기로 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결정에 몇몇 국가들이 반발하면서 친환경 올림픽 성공 여부가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스포츠 전문매체 에센셜리스포츠의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호주 올림픽위원회(AOC)는 자국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해 파리 올림픽에 이동형 에어컨을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매트 캐롤 AOC 회장은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기로 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올림픽은 높은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이며 우리는 파리에 소풍을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AOC는 자국 선수들에게 이동형 에어컨과 선풍기를 제공하기 위해 10만 호주 달러(약 8,70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으며,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열 전문가도 선임했다.

그리스 역시 자국 선수단에 이동형 에어컨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파이로스 카프랄로스 그리스 올림픽위원회 회장은 지난달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에어컨 등 냉방 기구를 제공하기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에어컨 구입을 위한 기업 스폰서를 찾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일랜드 올림픽 연맹(OFI) 역시 선수 컨디션 보호를 이유로 총 6만 유로(약 8,700만 원)의 비용을 들여 자국 선수들에게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대회 조직위가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은 이유는 역대 최고의 친환경 올림픽을 목표로 하기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과 이후 열리는 패럴림픽에서 파리 올림픽 조직위는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대비 탄소 배출량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만 500명의 하계 올림픽 선수와 약 4,400명의 패럴림픽 선수가 대회 기간 머무는 선수촌을 에어컨 없이 건설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기로 했다.

조직위는 에어컨이 없어도 선수들에게 얼마든지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침이나 저녁에 경기를 열고, 선수촌의 경우 자연 지열 냉방 시스템을 통해 시원함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 온도보다 최소 6℃ 낮은 실내 온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만일 외부 온도가 39℃까지 올라도 선풍기를 활용해 목표 실내 온도인 23~26℃를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최근 파리의 여름 폭염이 매우 심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7월 기온이 42.6℃를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파리의 여름은 매우 더웠다. 녹지가 부족하고 인구 밀도가 높은 파리는 유럽 854개 도시 중 폭염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도시다. 

더욱이 유럽 전역이 올해 1월과 2월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할 정도로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다. 올림픽이 열리는 기간에 역대 최고 기온을 뛰어넘을 정도의 폭염이 파리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직위가 제공하는 냉방 수준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회 조직위는 개별 국가가 자체적으로 휴대용 에어컨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위는 "휴대용 에어컨을 원한다면 조직위에서 제공하는 대여 장비로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별도의 에어컨이 없어도 선수촌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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