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비계 삼겹살은 없다”...과지방 삼겹살 퇴출 나선 정부∙유통가
"더 이상 비계 삼겹살은 없다”...과지방 삼겹살 퇴출 나선 정부∙유통가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2.02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림부, 삼겹살 지방 1cm 이하 제한...과지방 판단 기준 제시
포장 방식 변경·무료 반품 등 유통업계 품질관리 강화 방안 마련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반복되는 비계 삼겹살 논란에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기관, 유통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온라인에서 비계 삼겹살에 대한 불만이 지속되자 지난해 10월 배포한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을 육가공협회와 대형마트 등 축산업 관계자들에게 최근 재배포했다. 지난해 3월 3일 삼겹살데이에 일부 유통업체가 비계가 가득한 삼겹살을 판매해 논란이 된 이후 마련된 매뉴얼이다.

이와 함께 농림부는 축산물 가공∙유통업체 1만 곳을 대상으로 오는 8일까지 축산물 품질관리 실태 특별점검∙지도를 실시한다. 품질관리 실태 점검과 더불어 정형 기준, 과지방 부위 제거, 검수 등 품질관리 방법도 각 업체에 전달한다.

삼겹살 품질관리 매뉴얼 내용(이미지 출처 : 농림축산식품부)

매뉴얼에 따르면,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소포장 삼겹살의 경우 지방을 1cm 이하, 오겹살은 1.5cm 이하로 제거하는 것을 권장한다. 매뉴얼에는 정상 삼겹살, 지방 제거가 필요한 삼겹살, 과도한 지방제거로 인한 상품성 저하 사례를 제시하며 과지방 부위는 폐기를 검토하되, 상품성에 손상이 없는 수준에서 지방을 제거하기를 권고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삼겹살에 부위별 지방특성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축평원은 농협 하나로마트 2개 지점에서 소비자에게 삼겹살 부위별 지방함량 정보를 제공했다. 지방특성 정보 제공을 위해 삼겹살에 붙은 척추뼈 위치 구간에 따라 가슴삼겹살, 배삼겹살, 허리삼겹살로 구분하고, 생산 부위와 지방함량에 따라 적절히 혼합해 판매하는 혼합삼겹살의 지방비율 정보도 제공했다. 지방이 높고 낮음 등 부위별로 특징을 알 수 있는 설명을 더했다.

삼겹살 부위별 지방함량 정보 제공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중 90%가 삼겹살 구입에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축평원은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다양한 품질정보를 발굴할 계획이다.

유통업계에서도 비계 삼겹살 판매를 방지하고 품질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SSG닷컴이 변경한 삼겹살 포장 방식(이미지 출처 : SSG닷컴)
SSG닷컴이 변경한 삼겹살 포장 방식(이미지 출처 : SSG닷컴)

SSG닷컴은 소비자가 삼겹살 단면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삼겹살을 접힌 상태로 담는 형태로 포장 방식을 변경했다. 또, 겉지방 두께, 전체적 지방 비율, 부위별 포함량 등 자체적인 검품 기준을 강화해 한 항목이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판매하지 않고 있다. 삼겹살 관련 대형 행사 진행 시 행사기간 동안 무작위로 상품을 골라 포장을 뜯어 내용물 품질을 확인하는 개봉 검품도 시행한다.

홈플러스도 지방 손질 기준을 강화하고, 지방이 50% 이상이면 내부 규정에 따라 폐기한다. 삼겹살 지방 두께에 대한 고객 불만 발생 시에는 신선 A/S 제도를 통해 환불 처리하고 해당 점포 확인에 경고 및 주의를 주고 있다.

축산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과지방 돼지고기 관리 강화에 나섰다. 프리미엄 축산물 마켓 굴리점퍼는 돼지고기 부위별로 지방 함유량 기준을 마련해 무료 반품 제도를 도입했다. 삼겹살은 지방이 전체 중량의 40%, 목살∙앞다리살∙뒷다리살 구이용 지방은 30%, 앞다리살∙뒷다리살 찌개 및 불고기용 지방은 20%를 초과하는 경우 무료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굴리점퍼의 돼지고기 무료반품 홍보 이미지(이미지 출처 : 굴리점퍼)

무료 반품 제도 운영과 더불어 굴리점퍼는 지방 및 살코기 비율이 각기 다른 돼지고기 품질 편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돼지 면역력 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축산데이터의 가축 디지털 헬스케어 팜스플랜 솔루션을 적용해 24시간 가축 비대면 모니터링과 수의사의 정기검진을 통한 가축 건강 관리로 생산물 품질을 높인다. 가축을 건강하게 길러 같은 환경에서 자라도 생물 특성상 다를 수 밖에 없는 고기 품질과 맛을 최대한 균일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과지방 삼겹살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 관련 기관, 유통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소비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삼겹살은 과지방을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 없이 판매됐으나 앞으로는 품질을 판별할 수 있는 일정한 기준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반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부위 별로 비계가 많은 부위도 있는데 비계를 다 없애고 판매하면 팔 수 있는 부위가 적어지고, 근소한 차이임에도 정확한 기준에 맞추려면 정형공정 등으로 인해 판매 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기준을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김대연 한국축산데이터 커머스팀 팀장은 "돼지고기는 생물이기 때문에 개체마다 다르게 생산될 수 밖에 없어 품질이 균일한 고기로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굴리점퍼는 먼저 최대한 균일한 품질의 고기를 선별해 제공하고, 소비자가 더욱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사후대책으로 무료 반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