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늘어나는 축사 악취 문제...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매년 늘어나는 축사 악취 문제...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03.15 10: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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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악취 민원, 최근 5년간 두 배 이상 증가
축사 악취, 주민 건강에 치명적...환경오염 원인도
축사 악취 해결 위한 농가 의지 필수...정부·지자체 지원 필요

[데일리원헬스=박진영 기자]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선정한 2021년 취약지역 생활 여건 개조 사업에 여수 한센인촌 축산악취 문제가 포함되면서 축사 악취로 인한 갈등이 새삼 조명받고 있다. 여수 한센인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축사 인접 지역에서 비슷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남 여수시는 한센인 집단촌인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환경 개선 사업을 추진한다. 국비 15억 원을 포함, 22억 원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다. 폐축사 혐오시설 정비 외 가축 분뇨로 야기된 악취 해결, 도로 정비 등 전반적인 마을 정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센인 정착촌인 율촌면 신풍리 도성마을 도처에 자리한 축사들은 매우 낡았다. 주민들이 거주하는 집 주변에도 축사가 많다. 45년간 마을 주민들은 축사에서 나온 악취 때문에 고통을 받아왔다. 가축 분뇨 등의 악취는 마스크를 착용해도 뚫고 들어올 만큼 마을 주민들을 괴롭혔다. 특히 여름철 악취 피해는 날씨가 습한 탓에 더욱 심해지곤 한다. 

여수 뿐 아니라 악취로 주민 피해를 야기하는 곳은 많다.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소매곡리 주민들도 악취로 고통을 받았다. 마을 입구에 있는 가축분뇨처리장·인분처리장·하수종말처리장에서 나는 지독한 냄새 때문이다. 지진수(40) 소매곡리 이장은 “악취가 진동해 창문도 못 열 지경이었다”라고 말했다.

축사 악취 관련 분쟁은 매년 급격히 늘고 있다. 환경부가 집계한 축산 악취 민원은 2014년 2,838건에서 2015년 4,323건, 2016년 6,398건, 2017년 6,112건, 2018년 6,718건 등 최근 5년간 136% 급증했다.

축사 악취 문제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축사 악취 문제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

축사 악취는 단순히 불쾌한 냄새의 문제만이 아니다.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마을의 분뇨 냄새 뿐 아니라 축사에서 나온 오폐수로 물이 썩어 흘러내려 찌꺼기 속에는 파리가 들끓는다. 축사에서 흘러나온 폐수가 모이는 공동처리장에는 분뇨가 떠있을 정도다. 바다 속으로 흘러들어간 검은 폐수도 문제다. 실제 한센인 집단촌에서는 지난 수년간 각종 암과 뇌종양 등으로 치료 받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그만큼 축사 악취 문제는 주민 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양돈농가가 밀집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질산성 질소 오염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상수도를 지하수에 의존하는 경우 가축분뇨와 액비를 통한 오염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장출혈성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등 병원성 세균마저 검출되는 실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약 16.5%에 달한다. 그만큼 환경 오염문제도 심각한 실정이다. 

축사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축산 농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 암모니아와 황화수소 등 위취를 유발하는 물질의 사용을 줄이고 정기적인 축사관리가 필요하다. 주기적인 청소와 환기, 소독으로 분료를 관리하고 분료저장조 주위에 방풍벽과 덮개를 설치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용인시는 축사사육환경개선 시범사업을 통해 관내 축사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악취측정 및 악취저감 시스템을 공급했다.

시스템은 Iot기기로 축사를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온도, 습도, 암모니아, 황화수소, 복합가스, 이산화탄소 등 7개의 환경 센서를 동시에 측정, 관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악취 발생 시 알림을 주고 악취 농도가 기준치 이상 발생하면 자동으로 저감 시스템을 가동한다. 

돼지 소화를 돕는 미생물 혼합 사료를 먹이고 미생물이 악취 물질을 분해하는 '액비순환시스템' 도입 시 분뇨 악취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돼지 3,000마리당 시설 투자 비용이 2억 원 정도가 든다"며 "농가가 시설 투자에 나설 수 있게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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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C코리아 2023-05-21 20:5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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