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축사 악취·가축 면역력 ‘미생물’로 잡는다
여름철 축사 악취·가축 면역력 ‘미생물’로 잡는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08.27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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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미생물, 축사 악취 제거·가축 면역력 향상에 '탁월'
지자체들, 자체 생산 설비 갖추고 유용미생물 농가 보급 '박차'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여름철 축사 악취와 떨어진 가축 면연력 향상 해결사로 '유용미생물(EM)'이 각광받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적용사례가 늘어나면서 유용미생물을 무상 공급하는 지자체도 등장하고 있다.

8월 내내 이어진 집중호우로 많은 축사가 침수됐다. 물은 빠졌지만 높은 습도와 유해가스 노출로 수인성 질병 전파의 우려가 높다. 장마가 끝난 후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가축들은 고온 스트레스로 사료 섭취량이 감소하고 소화 장애를 겪는다. 이에 따른 발육 부진과 질병도 문제다.

유용미생물(EM)은 인간과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을 조합해 배양한 미생물 복합체다. 가축 면역력 증가와 사료효율 향상, 악취제거 등의 효과가 있어 여름철 축사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냄새 저감에 뛰어난 미생물 균주 3종(고초균과 슈도모나스, 광합성균)은 실험 결과 암모니아와 황화수소를 40 % 이상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유용미생물 광합성균은 악취와 유해가스 제거, 착색과 당도 증가에, 유산균은 병원균 억제와 퇴비 부숙촉진, 토양개량에 효과가 있다. 고초균은 유기물 분해와 각종 해충·유해균 억제에 탁월하다. 백강균과 비티균은 미생물 살충제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클로렐라가 작물생육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각광받고 있다.

태안군이 축산 농가에 무료 제공하고 있는 친환경 유용미생물제.
태안군이 축산 농가에 무료 제공하고 있는 친환경 유용미생물제.

충남 태안군과 부여군, 전북 고창군, 부산 기장군 등 일부 지자체는 농축산용 유용미생물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배양장비를 갖추는 등 본격적인 생산에 나서고 있다. 태안군은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를 줄이기 위해 유용미생물을 농가에 무료 공급하고 있다. 군 친환경연구실 배양시설을 확충해 유산균과 고초균·클로렐라 등의 농업미생물을 생산해 농가에 무료 제공하고 있다.

부산 기장군농업기술센터는 ‘유용미생물 활용 가축 생산성 향상 동물복지 모델사업’을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은 축사에 에어포그를 설치해 유용미생물을 살포한다. 에어포그는 초미립자 형태의 살포방식으로 장시간 살포해도 바닥이 젖지 않아 바닥이 축축한 축사에도 유용하다. 고온기 축사 안의 온도를 낮추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다. 사업에 참여한 한 농가는 "에어포그를 통해 유용미생물을 살포하니 축사 악취가 크게 감소한 것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호우 피해를 입은 일반 농가에서도 유용미생물 사용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유용미생물은 작물의 생육 촉진, 생산성 향상, 병해충 방제, 토양 개량 등의 효과가 있어 매년 이용 농가와 공급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충북 영동군은 고품질 농산물 생산기반 구축과 영농편의 향상을 위해 유용미생물 보급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용미생물은 토양의 비옥도를 높여 작물의 생육을 촉진하고, 친환경 병해충 방제 효과도 있어 건강한 농산물 생산에 기여한다.

영동군이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군내 미생물 이용 농가 30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농가 중 90%가 미생물을 7일에서 14일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농가 중 80%는 유용미생물 이용이 농가 소득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사용 전에 비해 병해감소(38.8%), 보존성 향상(37.1%), 당도 및 품질향상(29.6%), 수확량 증가(25.8%) 등의 효과를 본 것으로 응답했다.

가장 선호하는 미생물은 과수의 당도와 색, 보존성 향상 효과가 있는 광합성균으로 조사됐다. 특히, 광합성균은 장마가 길어지는 요즘같은 날씨에 대응할 수 있고 미부숙 퇴비 사용에 따른 가스피해 예방 효과까지 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동군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효율적인 유용미생물의 배양과 보급 체계를 갖추고, 적극적인 농가 지도를 병행해 농업생산기반 구축과 지속 가능한 친환경농업 실현의 기초 토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부여군은 생활EM 무인공급기를 설치하고 축산 농가 외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유용미생물 공급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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