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음식에 의존하는 야생동물 크게 늘어...생태계 파괴 우려
인간 음식에 의존하는 야생동물 크게 늘어...생태계 파괴 우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0.10.28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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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섭취 음식의 25%가 인간 음식...美 연구팀 "충격적인 숫자"
인간 음식 섭취로 육식동물간 먹이 경쟁 치열...생태계 전반에 해로운 영향 미쳐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야생동물의 인간 음식 섭취가 생태계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애니멀헬스미디어가 28일 보도했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연구팀은 회색늑대, 코요테, 밥캣 등 육식동물들이 인간의 영향에 따라 그들의 식단을 어떻게 바꾸었는지에 주목했다. 미국 오대호(Great Lakes) 지역에 서식하는 포식자 동물 7종의 식생활을 연구한 결과, 육식동물들이 도시와 농장에 더 가까이 살수록 더 많은 인간 음식을 먹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빨강여우와 회색여우, 마텐 등을 포함한 700마리의 육식동물의 식단을 연구했다. 또, 미네소타, 위스콘신, 뉴욕, 미시건 주에서 야생동물의 뼈와 털 샘플을 모았다. 

동물이 자라면서 탄소를 포함하는 점 덕분에, 뼈와 털의 표본을 보면 동물들의 식습관을 알 수 있다. 탄소 동위원소는 탄소를 먹는 동물의 뼈와 털에서 흔히 발견된다.  

옥수수와 설탕이 많이 함유된 인간의 음식과 야생동물의 식단은 각기 다른 탄소 동위원소가 나타난다. 포식자 뼈에 있는 이 두 동위원소의 비율은 동물의 식습관에 인간의 음식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말해준다. 

인간 음식에 의존하는 야생동물이 늘고 있다. 사진은 야생육식동물 '밥캣'
인간 음식에 의존하는 야생동물이 늘고 있다. 사진은 야생육식동물 '밥캣'

연구 결과, 육식동물들이 얼마나 많은 인간의 음식을 먹었는가는 장소에 따라 확연히 갈렸지만, 평균적으로 섭취하는 음식의 4분의 1 이상을 인간에서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넓은 지역에서 많은 종의 동물을 조사해, 육식동물 식단에서 인간의 음식이 나타나는 추세가 한 장소나 하나의 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종별로도 다양했다. 밥캣은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인간의 음식을 먹었지만, 코요테, 여우, 어부, 마텐은 그들 식단의 절반 이상을 인간의 음식으로 채웠다. 연구에 참여한 존 파울리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야생동물 생태학과 교수는 "충격적인 숫자"라고 말했다. 

포식자 동물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서로 다른 음식을 먹도록 진화한다. 하지만 동물들이 인간 식량에 의존하면서 다시 동물간 충돌 가능성이 생겼다. 이는 육식동물 사이의 관계, 포식자와 먹이 사이의 관계가 재정립될 수 있고, 강한 포식자들에 의해 질서가 잡혀온 생태계에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인간의 음식에 의존하면 육식동물 사이 식량쟁탈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먹이를 사냥하던 때와 비교해, 이 같은 경쟁은 더 많은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이는 동물들이 전통적으로 먹이를 사냥하는 방식과 시기를 변화시켜 생태계 유지에도 해롭다. 게다가 동물들이 인간의 음식에 의존하면 동물을 사냥하는 인간의 공격에도 취약해진다. 

파울리 교수는 "야생동물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가 음식이기에, 식단이 극적으로 바뀌면 전체 공동체에 영향을 준다"며 "생태학자 및 보존 생물학자들이 이러한 새로운 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변화에 따른 영향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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