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 지속 증가 속 대체 기술에 '눈길'
동물 실험 지속 증가 속 대체 기술에 '눈길'
  • 송신욱 기자
  • 승인 2019.11.2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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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동물실험에 사용된 동물 수 372만 마리
동물실험 대체할 기술 개발에 속도
'제브라피쉬', '폐암오가노이드' 등 주목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이들 기술은 동물 실험으로 인한 윤리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동물 실험이 증가하면서 대체 기술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동물 실험이 증가하면서 대체 기술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동물 실험

농림축산식품부의 자료에 따르면 의학·생물학 연구의 한 방법인 ‘동물 실험’에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1,657만 마리의 동물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8년 한 해에만 372만 마리가 동물실험에 사용됐다. 2013년 196만 마리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의류, 화장품 업계에서도 동물실험, 동물성 원료까지 배제한 상품이 나오고 있지만 실험에 사용되는 동물 수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럽·미국 동물 실험 2035년 금지...국내도 인프라 확산 지원

유럽연합과 미국 등은 윤리적인 문제와 과학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에 대한 예측이 더 정확한 ▲3D 프린팅 ▲세포배양 ▲AI ▲오가노이드 ▲컴퓨터 시뮬레이션 ▲인체장기모사 등의 개발과 지원에 힘쓰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은 지속적으로 동물실험을 줄여 2035년부터는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동물실험 대체 노력의 일환으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에 ‘한국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KoCVAM)’을 설립해 미국·일본·캐나다·유럽의 동물대체시험법검증센터(CVAM)와 협력하는 한편 독성분야에 대한 대체시험법을 알리는 등 인프라 확산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인간 유전자와 90% 이상 유사한 ‘제브라피쉬’

지난 19일, 한국화학연구원은 바이오기반기술연구센터 배명애 박사팀이 제브라피쉬 치어를 이용해 비스페놀A(BPA)의 뇌신경 교란 장애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인간 유전자와 거의 동일한 제브라피쉬
인간 유전자와 거의 동일한 제브라피쉬

제브라피쉬는 인간 유전자와 90% 이상 비슷한 담수어로, 성체 크기가 3~4㎝ 정도로 작고, 한 번의 교배로 수백 마리의 개체를 쉽게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제브라피쉬는 세포실험과 달리 살아있는 상태에서 장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투명한 몸체를 갖고 있어 심장이 뛰는 것부터 혈액이 흐르는 것까지 지켜볼 수 있다. 동시에 다량의 유해물질 평가를 수행할 수 있어 동물실험 윤리 문제에서 자유롭다.

연구진은 설치류 동물로 실험할 때 1개월 정도 소요되는 BPA 독성실험 결과를 제브라피쉬를 이용해 3일 만에 확인했다. 제브라피쉬 치어의 실험비용은 설치류 동물의 10분의 1에 불과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실험동물 대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환자 암 세포 배양.. 최적 항암제 찾는 ‘오가노이드’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은 최근 환자의 폐암세포를 시험관에 배양해 개인의 특성을 재현한 ‘폐암 오가노이드(Organoid, 장기유사체)’를 개발했다. 암 중에서도 폐암은 환자마다 조직학적 특성과 유전체 변이 특성이 다양해 쥐나 토끼 같은 실험동물을 대체할 수 있는 오가노이드 개발이 시급했다.

ⓒ서울아산병원
폐암 오가노이드 <사진 출처:서울아산병원>

암 오가노이드는 쉽게 말해 환자의 암 조직 특성을 체외에 재현한 것이다. 환자의 암 조직을 소량 채취해 생체 내 기질과 비슷한 구조에서 3차원으로 배양하는데, 암조직의 기능과 구조까지 평가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것은 물론 신약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근호에 발표돼 '주목할 만한 연구'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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