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농가에 '최후통첩' 카드 꺼낸 정부, 무허가 축사 문제 해결될까?
축산농가에 '최후통첩' 카드 꺼낸 정부, 무허가 축사 문제 해결될까?
  • 송신욱 기자
  • 승인 2019.08.12 12: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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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축사 적법화 최종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와
정부 문제 해결에 의지..."더 이상 유예기간 연장없다"
현재 대다수 농가 절차 진행 중...완료까지 시간 더 걸릴 전망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무허가 축사 적법화 최종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무허가 축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축분뇨법'이 명시하는 무허가 축사 적법화 최종시한은 다음달 27일이다. 현재 적법화 추진율은 85.5%로 집계됐다. 정부는 기한 내에 적법화가 완료될 수 있도록 인력과 지원금을 투입하는 동시에, 조건에 미달하는 농가는 폐업을 유도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에야 말로 무허가 축사를 둘러싼 갈등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다. 지난달 31일, 농식품부·환경부·국토교통부·행안부·국무조정실이 합동으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추진을 위한 협조문'에 서명해 지자체와 축산농가에 발송했다. 지난해 3월 가축분뇨법 개정 이후 세 번째 협조문임을 강조하며 더 이상의 유예기간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단호하게 밝혔다. 현행법상 적법하지 않은 무허가 축사를 자진 철거하거나 적법화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다.

무허가 축사 문제를 둘러싼 정부와 지자체, 축산농가의 갈등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2012년 5월,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를 명시한 법안의 입법 예고가 시작이었다. 가축분뇨가 수질오염의 원인이라는 문제의식을 담은 법안이었다. 이에 따라 2013년 10월부터 무허가 축사의 적법화가 본격 추진됐다.

무허가 축사 적법화 최종시한이 다가오면서 관련 문제 해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허가 축사 적법화 최종시한이 다가오면서 관련 문제 해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적법화 시한이 다가오자 축산업계의 불만이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적법화 완료 시한을 다섯 달 앞둔 시점인 2017년 11월 말, 적법화 완료율은 13.4%에 불과했다. 대상 6만여 호 중 8,000호 정도만 적법화 판정을 받았다. 낮은 이행률의 배경으로 일선 농가는 적법화 절차를 정상적으로 밟을 수 없었던 구조적 원인을 꼽았다.

우선 행정절차와 법률상의 문제였다. 입지제한 농가 문제가 대표적이다. 2015년 3월 가축분뇨법이 개정되면서 수변구역이 입지제한 지역으로 포함됐다. 법률 개정 전부터 축산업을 영위해온 농가는 더 이상 해당 지역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농가들은 제도개선과 함께 이주 대책 등을 요구했으나 정부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의 입장 차이 또한 문제 해결에 걸림돌이 됐다. 정부가 빠른 처리를 위해 주민동의서를 받지 않도록 하는 등 절차 간소화에 나섰으나 정작 지자체장이 주민들의 민원을 이유로 적용에 소극적이었다.

여기에 구제역 및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로 적법화 절차를 밟을 시간이 없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가축분뇨법 개정안에 따른 적법화 대상 선별을 위한 축사 실태조사는 구제역과 조류 인플루엔자 사태 탓에 2016년 10월에야 이뤄져 일정상 차질을 빚었다. 결국 기한 연장을 두고 대규모 집회와 시위, 단식투쟁이 벌어졌다. 이에 2018년 2월 정부와 축산업계는 적법화 유예기간을 최대 1년 6개월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정부는 무허가 축사 적법화 시한이 한 달여 남은 현재 이전에 제기된 문제 대부분을 해결했다는 입장이다. 국유지에 속한 농가들의 매각 기준을 완화하고 면적 대비 가축분뇨처리시설 요구 기준 또한 낮추는 등 대부분의 이슈를 축산업계와 대화를 통하여 풀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완료율 85%라는 숫자 중 실제 적법화가 완료된 농가의 비율은 실제 32.7%에 그친다는 점이다. 나머지 52.8% 농가는 설계도면 작성(37.2%), 이행강제금 납부(5.3%), 인허가접수(10.3%) 등 아직 적법화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행계획서 뿐이라면 지난해에도 94%의 농가가 제출한 바 있다. 때문에 무허가 축사 문제 해결이란 정부의 의지가 관철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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