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ASF 백신 수출 늦어지나...WOAH 백신 안전성 경고
세계 최초 ASF 백신 수출 늦어지나...WOAH 백신 안전성 경고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12.11 12: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 백신 제조사 안전성 데이터 공개 안 해...백신 수입국 자체 테스트 진행해야
돼지 건강을 체크하는 농장의 모습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세계 최초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백신이 본격적인 수출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백신 안전성에 대한 경고가 나왔다.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의 8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계동물보건기구(WOAH)는 세계 최초의 ASF 백신을 개발한 베트남 기업 아백(AVAC)이 백신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국가들의 추가적인 자체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WOAH는 지난 10월, 아백이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미얀마 백신 수입 업체들과 수출 계약을 맺던 당시에도 백신 사용으로 인한 위험을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농무부(USDA)와 아백이 함께 개발한 백신은 'AVAC ASF LIVE'로 지난 7월 베트남 정부의 사용 승인을 얻으며 세계 최초의 ASF 백신으로 주목받았다. AVAC ASF LIVE는 어린이 대상 예방 접종에 사용되는 약독화 생바이러스 백신으로 향후 수개월 내 본격적인 해외 수출이 예상됐지만 해당 백신 사용에 관심 있는 국가들은 승인 전 자체적인 실험이 필요하다는 WOAH의 경고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아백은 현재 월 최대 500만 도즈의 백신을 생산하고 있으며 수출 계약을 맺은 국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초 가장 먼저 필리핀에서 승인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레고리오 토레스 WOAH 과학부 총괄은 "돼지가 ASF 바이러스는 물론 백신의 약독화 바이러스에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베트남 같이 ASF가 계속되고 있는 나라에서는 백신의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WOAH는 ASF 백신 평가를 위해 새로운 글로벌 표준을 논의 중이며, 이르면 내년 5월 열리는 WOAH 총회에서 승인될 예정이다. 표준이 승인돼도 각국 규제 당국이 백신 승인을 결정하기 때문에 강제성은 없지만 표준 이하의 백신을 돼지에게 접종할 경우 돼지고기 수출에 대한 무역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

WOAH의 경고에 아백은 즉시 안전성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하고 나섰다. 응우옌 반 디엡 아백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백신이 널리 사용되면 이를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백신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안전성을 입증할 시간이 필요할 뿐"이라고 밝혔다.

아백 백신은 내년 초 도입이 유력한 필리핀에서 30만 회 접종 테스트가 진행됐지만 백신 승인을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 식품의약국은 백신 안전성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데어그라시아스 빅터 사벨라노 필리핀 농림부 차관은 "아직 백신 승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필리핀은 ASF 확산으로 국가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어 규제 당국의 승인이 식량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ASF가 발생한 국가는 50개국에 이른다. 약 130만 마리의 돼지가 ASF로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계  최대 양돈 생산국인 중국은 2018년 발생한 ASF 사태로 사육 돼지의 절반을 잃었으며 이로 인한 피해액은 약 1,000억 달러(약 129조 1,100억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