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후진하는 유럽...그래도 전진하는 車 제조사
'기후 대응' 후진하는 유럽...그래도 전진하는 車 제조사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09.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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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연기...EU, 금지 목록에서 합성연료 차량 제외 
주요 車 제조사들 정책 변화에도 "내 갈 길 간다"...닛산·포드 등 2030년 전기차 전환 완료 목표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내연기관 신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한 유럽의 대응이 후퇴하고 있다. 반면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정책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英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연기...EU, 금지 목록에서 합성연료 차량 제외 

내연기관 차량 금지 시기를 연기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연기관 차량 금지 시기를 연기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영국 내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오는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미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주택의 가스보일러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계획을 완화하고 신규 석유보일러 설치 금지 계획도 오는 2026년에서 2035년으로 연기했다.

영국의 기후 대응 후진은 높은 인플레이션 때문으로 가격이 비싼 전기차 구매를 강요하는 것이 가계 부담으로 이어진다는 이유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국민에게 고통을 주지는 않겠다'라는 것으로 경제 상황에 맞춰 기후위기 대응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 영국 정부의 입장이다.

영국의 이런 행보는 지난 3월 내연기관차 금지법에서 합성연료(E-Fuel) 차량을 제외한 유럽연합(EU)의 결정과 궤를 같이 한다.

EU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지만 독일과 이탈리아의 반대로 합성연료 차량을 제외했다. 독일과 이탈리아는 급격한 전기차 전환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붕괴와 실업자 양산, 합성연료의 친환경성을 들어 합성연료 신차는 판매 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EU는 결국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린수소 기반의 합성연료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한해 2035년 이후에도 합성연료 신차 판매를 허용하면서 내연기관 차량 완전 퇴출을 통한 강력한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EU의 계획이 사실상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車 제조사들 정책 변화에도 "내 갈 길 간다"...닛산·포드 등 2030년 전기차 전환 완료 목표

충전 중인 전기차의 모습

기후위기 대응을 주도하며 선제적으로 내연기관 차량 퇴출을 공언한 EU와 영국의 입장 변화에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턴 없이 전기차 전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닛산은 예정대로 오는 2030년부터 유럽에서 100% 전기차만 판매하기로 했다. 오는 2026년까지 신차의 98%를 전기차로 생산하고 2030년 전기차 판매 100%를 달성한다는 기존의 계획을 고수한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2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는 2030년 전기차 100% 전환은 닛산의 미래 비전과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라며 "100% 전기차 전환이 비즈니스와 고객, 지구를 위해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포드와 우리나라 기아 역시 영국 정부의 내연기관 차량 판매 금지 연기를 비판하고 나섰다.

오는 2030년 내연기관 차량 금지 계획을 맞추기 위해 영국에 이미 4억 3,000만 파운드(약 7,068억 원)을 투자한 포드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가 기업이 영국 정부에 기대하는 비전과 약속, 지속성 모두를 훼손했다"라고 비판했다. 폭스는 예정대로 오는 2030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생산할 계획이다.

기아 역시 성명을 내고 "복잡한 공급망 협상과 제품 계획에 변화가 불가피하다"라며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하는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이 매우 실망스럽다"라고 밝혔다.

스웨덴 제조사 볼보 역시 영국 정부의 조치와 별개로 오는 2030년부터 전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만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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