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타이슨푸드, 팬데믹에도 이익 급증...커지는 비판 목소리
美 타이슨푸드, 팬데믹에도 이익 급증...커지는 비판 목소리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2.02.10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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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푸드, 4분기 호실적 발표...영업이익 전년比 42%↑
상위 육가공 기업, 가격 인상으로 인플레 악영향...美 정부 비난 목소리 높여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미국의 거대 육가공 기업 타이슨푸드가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팬데믹 기간 지나친 가격 상승으로 자기들 배만 불리면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바이든 행정부 압박이 커지고 있어 호실적이 양날의 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타이슨푸드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29억 3,000만 달러(약 15조 4,746억 원)를 기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시장 전망치 1.93달러를 훌쩍 웃도는 3.07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2% 증가한 42억 9,000만 달러(약 5조 1,351억 원)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호실적의 이유는 타이슨푸드가 지난해 제품 가격을 크게 올린 덕분이다. 지난해 닭고기 가격을 20%, 돼지고기 가격을 13%, 소고기 가격을 32% 인상했다. 도니 킹 타이슨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전반적인 생산 비용 증가가 있었지만 가격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에 잘 대응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타이슨푸드 등 상위 육가공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인플레이션과 직결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은 각각 8.6%와 9.3% 상승했다. 밥상 물가를 좌우하는 육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자 바이든 행정부는 타이슨 푸드를 비롯한 상위 육가업 기업들이 가격 인상과 담합으로 불공정한 경쟁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성토하고 있다.

타이슨푸드를 비롯한 JBS, 마프리그글로벌, 시보드코프레이션 등 상위 4개 기업의 육류 시장 점유율은 최대 85%로 사실상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태다.

타이슨을 성토하는 자말 보먼 하원위원의 트위터
타이슨을 성토하는 자말 보먼 하원위원의 트위터

민주당 소속 자말 보먼 하원위원은 타이슨푸드가 호실적을 발표한 날 트위터에 "많은 국민이 육류를 식탁에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타이슨푸드는 수익을 두 자릿수 이상 늘렸다"라며 "이는 단순히 인플레이션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탐욕에 대한 문제"라고 성토했다.

현지 언론 포브스 역시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타이슨푸드만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소비자 더 많은 돈을 쓰게 됐고 영세 축산농가는 이전보다 덜 벌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 매출 호조는 폭리의 결과가 아니며 가격 인상은 생산비용 증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킹 CEO는 "지난해 4분기 제품 생산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8% 상승했다"라며 "원료값과 인건비, 운송비 모두 올라 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소비자가 납득하는 가격이 형성되기 전에 가격을 인상한 것은 기업의 손실을 제한하고 예상치 못한 재무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소비자가 합리적인 가격에 육류 제품을 소비할 수 있게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타이슨 푸드의 호실적 발표를 계기로 바이든 정부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소수 기업의 육류 시장 과점을 막기 위해 중소 육가공 기업 육성 지원을 위한 100억 달러(약 12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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