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테크 전성시대] ④“마음 편히 다녀오세요” 집 비운 사이 반려동물 돌봐주는 펫테크 기술
[펫테크 전성시대] ④“마음 편히 다녀오세요” 집 비운 사이 반려동물 돌봐주는 펫테크 기술
  • 박진영 기자
  • 승인 2021.11.04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공지능으로 반려견 '카밍 시그널' 확인하는 CCTV 앱 '도기보기'
비뇨기 질환한 고양이 배변 활동 모니터링하는 IoT 고양이 화장실 인기

[편집자주] 1인 가구 증가와 저출생의 영향으로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트렌드 확산과 코로나19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보다 반려동물 시장이 5배 더 큰 일본과 30배 더 큰 미국은 물론, 국내 성장세도 예사롭지 않다. 한국인 15%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 시장이 성장하면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반려동물을 편의를 위한 첨단 기술을 접목한 제품과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미래 반려동물 시장의 주류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펫테크(pet-tech)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데일리원헬스=박진영 기자] 반려동물을 집에 혼자 두고 출근하는 반려인의 마음은 언제나 편치 않다. 반려동물이 오랜 시간 집에서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반려인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안 지수가 높은 반려동물은 주인과 떨어져 있을 때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아 피부병 등 스트레스성 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려동물의 사료값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반려인은 이러한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뒤로한 채 집 밖을 나설 수밖에 없다.

최근 집을 비운 사람을 대신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로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건강 및 스트레스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펫테크 서비스가 인기다. 급속도로 발전한 펫테크 기술이 반려동물을 혼자 집에 둔 반려인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고 있다.

반려견의 몸짓 언어인 ‘카밍 시그널’을 카메라로 포착해 관련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을 개발하는 펫테크 스타트업 펫페오톡이 대표 주자다.

인공지능으로 자리 비운 반려인 대신 반려견의 행동을 분석한다 (이미지 출처: 펫페오톡 홈페이지)
펫페오톡은 AI로 반려견의 행동을 분석한다. (이미지 출처 : 펫페오톡 홈페이지)

짖는 소리 등 반려견의 음성을 분석하는 기존 펫테크 기술과 달리, 펫페오톡은 반려동물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반려견은 짖는 것보다 몸짓을 통해 더 많은 의사 표현을 하기 때문에 더 정확한 분석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반려견의 움직임 정보를 바탕으로 피부나 관절 질환 징후를 미리 발견할 수 있다.

펫페오톡은 스마트폰 공기계로 손쉽게 반려동물을 24시간 확인할 수 있는 CCTV 앱 ‘도기보기’를 출시했다. 반려견이 머무는 곳에 핸드폰을 설치하고 도기보기 앱을 실행하면 반려견 행동을 추적하는 머신비전 기술로 반려견의 상태를 실시간 분석한다. CCTV로 녹화한 영상에서 물그릇 영역과 배변 영역을 구분하고, 반려견이 해당 영역에 간 횟수를 측정한다. 짖거나 하울링 하는 등 스트레스 관련 증상을 보이는 경우 해당 영상 클립을 저장해 집으로 돌아온 반려인이 언제 반려견이 불안 행동을 보였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반려동물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음악으로 구성된 ‘도기사운드’를 앱으로 원격 재생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현재 도기보기 앱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지난 8월 네이버 D2SF(D2 Startup Factory)에서 투자를 유치한 펫페오톡은 반려견의 관절 움직임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등 인공지능 기술 고도화에 몰두하고 있다. 관절을 인식하는 정확도가 높아지면 도기보기를 통해 반려견이 취한 자세를 인식하고, 관련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또한, 반려동물의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도 개발해 사람과 반려동물의 정확한 의사소통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고양이 배변 활동으로 건강 관련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토레타 화장실 (이미지 출처: 토레타 홈페이지)
고양이 배변 활동으로 건강 관련 분석 정보를 제공하는 토레타 화장실 (이미지 출처 : 토레타 홈페이지)

일본 기업 토레타(Toletta)는 에서는 집을 비운 집사 대신 고양이의 배변 행동을 분석하는 스마트 화장실을 출시했다. 오래 전 사막 생활을 했던 습성 탓에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는 고양이는 신장·비뇨기 질환에 특히 취약하다. 토레타는 IoT 기술로 고양이의 배변 활동을 분석해 관련 질병 징후를 효과적으로 감지하고 조기 치료를 돕는다.

토레타는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양이의 소변량, 화장실 체류 시간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여러 고양이가 이용하는 경우, 체중으로 각 고양이의 정보를 구별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내부 시스템에 등록된 다른 고양이의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다. 누적된 데이터는 먼저 인공지능 분석으로 이상 징후를 파악한 뒤, 최종적으로 수의사의 확인을 거친다. 질병이 발견돼 치료가 필요한 경우, 반려인에게 관련 정보를 안내해 조기 치료를 돕는다. 병원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라이트요금제 기준 월 798엔(약 8,248원)의 구독 서비스에 가입하면 온라인을 통해 원격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IoT 고양이 자동 화장실 라비봇2 (이미지 출처: Purrsong Store)
IoT 고양이 자동 화장실 라비봇2 (이미지 출처 : Purrsong Store)

국내에서도 고양이의 배변 활동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 배변을 대신 치워주는 스마트 화장실이 출시돼 주목을 받고 있다. 반려동물 건강관리 솔루션 기업 골골송작곡가가 국내 최초로 IoT 기술이 적용된 고양이 자동 화장실 ‘라비봇’을 선보였다.

라비봇은 내부에 장착된 센서를 통해 반려묘가 화장실을 이용하는 횟수와 시간 등을 측정한다. 총 세 개의 센서가 고양이를 인식하며, 체중 차이로 각각의 고양이를 식별해 배설 활동 정보를 기록한다. 동물병원에 방문할 때 라비봇 앱에 기록된 배변 활동 정보를 활용하면 수의사 진단에도 도움이 된다.

라비봇은 반려묘가 화장실을 이용하면 자동으로 배설물을 청소하고, 모래도 보충해주는 자동 화장실 기능을 제공해 집을 장시간 비우는 반려인의 편의를 높였다. 배설물이 모이는 저장통은 고양이 한 마리 기준 최대 3주에 한 번만 비워도 된다. 보호자는 라비봇 앱에서 전달하는 알림에 따라 6.5L 용량의 화장실 모래 저장량을 보충해주기만 하면 된다.

2018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라비봇은 펀딩 오픈 30분 만에 777명에게서 총 2억7,000만 원의 후원금을 모으는 등 국내 반려묘 보호자 사이에 인기를 끌었다. 2020년에는 성능이 개선된 라비봇2를 국내에 출시했으며,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36개국에 선보이고 있다. 골골송작곡가는 더 정교한 반려묘 건강 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IoT 기능이 적용된 목걸이 ‘라비태그’ 등 관련 기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