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美 농업 시스템 한계 노출...구조개혁 시급
코로나19로 美 농업 시스템 한계 노출...구조개혁 시급
  • 노광연 기자
  • 승인 2020.10.13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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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국농민연맹, 농업 시스템 구조개혁 필요 지적..."농민과 소비자 보호해야"
육류 가공 공장 대규모 통합으로 전체 수 크게 줄어...전염병 확산에 취약
공급 과잉도 문제...수요와 공급 균형 맞추는 정책 지원 필요

[데일리원헬스=노광연 기자] 코로나19가 미국의 농업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를 노출시켰다고 축산전문매체 더피그사이트가 13일 보도했다.

롭 라로우 미 전국농민연맹(NFU) 회장은 지난주 의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전염병 관련 혼란은 미국의 식량과 농업 시스템의 근본적인 약점을 노출시켰다"며 "농민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롭 라로우 미 전국농민연맹(NFU) 회장
롭 라로우 미 전국농민연맹(NFU) 회장

라로우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공급망 지연과 식량 부족 위기의 원인으로 육류 가공 산업의 광범위한 기업통합을 꼽았다. 미국의 도축시설은 지난 1968년 1만 개에서 현재 2,700여 개로 감소해 52년 만에 72% 감소했다. 이런 육류 가공 공장의 대형화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공장 폐쇄로 이어졌고 대형 공장이 하나씩 문을 닫을 때마다 심각한 생산 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5월 미국 내 육류 가공 공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며 최소 44명이 사망하자 30여 개 공장이 조업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돼지도축이 40% 감소하자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식량안보 위협을 이유로 노동자들의 즉각적인 공장 복귀를 지시하는 긴급 행정명을 발동하기도 했다.

라로우 대표는 "공장 수가 줄어들면서 남은 공장들의 규모가 과도하게 커졌다"라며 "미국 전체 소의 98%를 도축하고 가공하는 공장이 50개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 분야 전반에 걸친 과도한 집중화가 산업의 경쟁력과 유연성을 저하시킨다"며 "코로나19 같은 돌발상황 시 농가와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NFU는 해결책으로, 지역별 식량 인프라 구축과 육류 가공 시설의 통합을 막는 정책을 제안했다. 전자는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 농무부에 강력한 반독점 집행을 권고했다. 후자는 중소 육류 가공 공장의 개발과 인증을 지원하는 법안 추진을 꼽았다.

코로나19로 드러난 또 다른 주요 문제는 만성적인 공급 과잉이다. 자유무역협정과 값싼 식량정책이 농민에게 특정 상품을 과잉 생산하도록 부추겼고, 이로 인해 가격이 떨어지고 소규모 농부들은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라로우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도시 폐쇄로 많은 농가가 그들이 생산한 우유과 달걀, 고기 등을 그냥 버려야했다"며 "갑작스런 수요 감소로 가격을 낮춰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농부들은 지난해보다 평균 소득이 6%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농가가 피해를 입을 때 지원금을 주는 것보다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며 "농장 생산과 소비자 수요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주요 상품 작물 예비금 제도가 마련됐다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농가 수입이 줄지 않았을 것이고 정부는 농가 지원금 1,000억 달러(약 115조 400억 원)를 아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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