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후유증…가격도 소비도 하락세 '지속'
아프리카돼지열병 후유증…가격도 소비도 하락세 '지속'
  • 송신욱 기자
  • 승인 2019.11.04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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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도매 가격 전년 대비 12.3% 하락
11월 가격도 전년보다 2~7.5% 낮을 듯
"ASF로 불안 가중…당분간 소비 저조할 전망"
국내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으로 국내 돼지고기 가격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발병 후유증 때문이다.

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월 1~23일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1kg당 3,256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911원) 대비 16.7% 하락한 수치다. 지난 1~9월 도매 가격도 전년 동기 4,472원 대비 12.3% 하락한 3,961원으로 나타났다. 농업관측본부는 "1~9월에는 등급 판정 마릿수가 많았고 10월에는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 도매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ASF가 국내서 발병하면서 공급량 부족 현상 예상됐다. 국내보다 앞서 ASF가 창궐한 중국이 전 세계 돼지고기를 쓸어가던 상황이라 수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다. 실제 지난 1~9월 국내 돼지고기 수입량은 33만5,338톤(t)으로 전년 동기 35만2,737톤(t) 대비 4.9% 적었다.

그러나 국내 돼지고기 가격은 예상과 달리 오히려 지속 하락하고 있다. 우선 정부가 정상 돼지 수매를 결정해 도축량을 늘리면서 공급량 부족 문제가 해소됐다.

소비자들은 ASF의 인체 전염을 우려하고 있다. 농업관측본부가 지난달 17일 국내 소비자 52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5.4%(239명)가 '전년 동기 대비 돼지고기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돼지고기 소비를 늘렸다'는 4.9%(26명)에 그쳤다. 돼지고기 소비를 줄인 이유로는 70.3%(154명)가 '안전성이 의심돼서'라고 답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정부가 "ASF는 인체에 전염되지 않으니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소비 촉진에 나섰으나 얼어붙은 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이달 등급 판정 마릿수는 160만7,000여마리로 전년 동기(166만2,000여마리) 대비 3.3% 적다. ASF에 따른 살처분 및 수매·도태 등 마릿수는 37만여마리로 예상된다. 돼지고기 수입량을 포함한 재고량 중 11월에 공급될 것으로 보이는 물량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적을 것으로 농업관측본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번 달 돼지고기 도매 가격도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1kg당 3,400~3,600원으로 예상된다. 10월(3,256원) 대비 4.4~10.6% 높지만, 전년 동기(3,675원)보다는 2.0~7.5% 낮다.

농업관측본부는 "11월 돼지고기 공급량은 전년 대비 적지만, 소비 감소의 영향으로 도매 가격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돼지고기가 ASF로 소비자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닭고기·쇠고기 등 대체재가 많아 양돈 농가의 어려움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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