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우리나라 축산업에 도움된다?
미·중 무역전쟁, 우리나라 축산업에 도움된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19.07.0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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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협상 재개 합의...무역전쟁 재개할 가능성은 상존
추가 관세 품목에 '농식품' 포함...대두 저렴해져 원료·사료값 절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서 양자회담을 갖은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서 양자회담을 갖은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미·중 무역전쟁이 국내 축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양국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다른 산업과 달리 축산업과 식품기업은 해외 시장 경쟁력을 높일 기회라는 의견이다.

지난주 미·중 양국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담에서 양자회담을 갖고 교착 상태에 빠진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우려됐던 추가 관세 부과도 연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는 문제 해결이 아닌 봉합 수준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자국 내 정치 상황이 복잡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미국 내 여론을 고려해야 한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워야 한다. 무역전쟁에서 자칫 패배했다는 평가가 나올 경우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당장 미국은 기존에 부과하던 관세를 당장 철회하지 않을 계획이다. 두 나라가 언제든 무역전쟁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미·중 무역전쟁이 국내 축산업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과 합의하기 직전 1년간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4차례(2018년 7월, 8월, 9월, 2019년 6월) 부과했다. 특히 2018년 9월 당시 10%였던 추가 관세율은 2019년 5월부터 25%로 인상됐다.

미국은 또 2018년 9월 발효한 추가 관세 품목 목록에 729개 '농식품'을 포함했다. 미국이 2016~2017년 중국에서 수입한 농식품 수입액(52억3,000만 달러 상당)의 95.5%인 50억 달러에 해당한다. 이에 중국도 956개 미국산 농식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중 돼지고기, 햄 등 품목에는 최대 62%의 관세율을 물렸다.

미·중 무역전쟁이 농식품 분야로까지 확대됨에 따라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이 급감했다. 2017~2018년에는 대두 수입액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대두 소비국 중 하나다. 세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저렴해진 미국산 대두 수입을 2018년부터 늘려왔다. 채유용, 대두박은 올해 가을 도착분까지 구매를 끝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제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식품 원료값 하락, 관련 가공식품의 수출 확대, 돼지 사료비용 인하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또 미국산 원료를 수입·가공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우리나라 식품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미국산 식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산 원료를 수입·가공해 미국에 수출하는 식품기업도 유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특히 우리나라가 미국, 중국과 각기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식품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면 해당 품목의 대(對)미 수출, 대중 수출을 확대할 기회이기도 하다. 국내 축산업은 제조업처럼 중국에 원자재나 부품을 공급하지 않아 중국의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악영향도 적다는 평가다.

한 축산업계 관계자는 "축산업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수출에 직격탄을 맞은 제조업과 다른 양상"이라면서 "미·중 갈등이 깊어지고 양국이 싸우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나라 식품기업과 축산업계가 해외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가능성은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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