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멧돼지 유인 후 평지에서 포획 가능
[램인터내셜널=송신욱 기자] 암퇘지 소변이나 질 분비물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주범으로 꼽히는 야생멧돼지 통제 방법이 될 전망이다. 국내 연구팀이 암퇘지 소변이나 질 분비물로 야생 멧돼지를 평지로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진은 암퇘지 분비물을 얻어 야생멧돼지를 유인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멧돼지가 모여드는 장면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암퇘지 분비물을 야생멧돼지 출몰이 거의 없는 지역에 뿌렸는데 다수의 야생 멧돼지가 출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약 2개월간 총 4회에 걸친 반복 실험에서 같은 결론이 얻었다. 야생 멧돼지가 분비물이 있는 경우에만 유인되는 장면이 확인된 것이다.
야생멧돼지 유인에 성공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향후 포획한 멧돼지를 관련 기관과 협업해 검체를 확인하고 감염 여부를 검사할 계획”이라며 “야생멧돼지 출몰 예상 지역을 찾아 헤맬 필요 없이 낮은 산과 평지에서도 손쉽게 포획할 방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SF는 돼지와 야생 멧돼지에서 생기는 바이러스 전염병으로 폐사율이 최대 70%에 이르는 등 농가에 미치는 피해가 크다. 우리나라에서는 ASF를 제1종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했다. 현재 치료제와 백신이 뚜렷이 없는 탓에 ASF가 발병한 농가의 돼지는 모두 살처분된다. 해외에서도 ASF에 전염된 돼지는 전부 살처분된다.
지난해 국내 발생 이후 꾸준히 야생 멧돼지에서 ASF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인 물질 발견을 희소식이다. 현재 야생 멧돼지 이동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포획과 펜스 설치보다 좀 더 적극적인 통제가 기대된다.
ASF 방역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경기도는 경기도 북부지역 야생멧돼지에서 ASF 발생이 계속 됨에 따라 이달부터 특별방역 대책을 마련해 방역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는 이달 1일부터 경기도 북부 일부 지역 돼지 농가를 중심으로 차량 진입을 금지하고 구충 작업을 벌이는 등의 특별관리 태세에 돌입했다. 또한 ASF가 검출된 야생멧돼지가 있는 지역 10킬로미터 내 양돈돈가는 이동제한 등의 대응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