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환경 영향 줄이고 더 편안한 3D 프린팅 신발
[TECH NOW] 환경 영향 줄이고 더 편안한 3D 프린팅 신발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10.02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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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로스, 3D 프린팅으로 신발 부품 대폭 줄여...접착제 사용 최소화
적층 제조 기술로 편안함 높이고 분해 쉽게 설계...헌 신발 수거해 재활용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전 세계에서 매일 막대한 양의 신발이 생산되고 폐기된다. 세계신발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생산된 신발은 약 232억 켤레에 달한다. 폐기되는 신발도 유럽에서만 매년 약 140만 톤이 발생해,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지난 2013년 미국 MIT 대학의 연구 결과 러닝화 한 켤레는 생산 과정에서 13.6㎏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발 제작에는 동물 가죽과 각종 화학물질이 사용돼 매립 시 완전 분해되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

이에 최근에는 대체 가죽, 페트병, 야생 고무 등 지속 가능한 소재로 만든 신발이 속속 등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소재뿐만 아니라 특별한 기술로 만들어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인 신발도 등장했다. 미국 스타트업 하일로스(Hilos)는 3D 프린팅 기술로 실내용 슬리퍼, 샌들 등 신발을 만든다. 주문 제작하는 방식으로 불필요하게 생산되는 신발과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고, 재활용이 용이한 자원 순환적인 생산공법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하일로스가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하이힐(이미지 출처 : 하일로스)
하일로스가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하이힐(이미지 출처 : 하일로스)

하일로스는 고밀도 열원을 이용해 형상을 3차원으로 쌓아 올리는 3D 프린팅의 적층 제조 기술을 활용해 신발 제작에 사용되는 접착제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재활용 및 분해가 쉽게 설계했다. 신발을 이루는 여러 구성품을 접착제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낄창, 밑창, 뒤꿈치 부분 등을 결합한 하나의 부품으로 제작해 신발 자체의 마모를 줄였다.

하일로스에 따르면, 이 생산공정으로 신발 한 켤레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부품 수를 65개에서 5개로 대폭 줄였다. 조립에 필요한 절차도 평균 360개에서 12개로 축소해, 부품 조립에 걸리는 시간도 4시간에서 1시간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국 예일대 비즈니스 및 환경센터가 진행한 하일로스의 3D 프린팅 신발 제조 관련 환경영향평가 결과 기존 방식 대비 물 소비량은 최대 99%,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도 남아 있다. 내구성과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사용하는 밑창 재료인 열가소성 폴리우레탄(TPU) 분말 사용과 신발 상부에 케이블로 가죽 등 부착으로 일부 폐기물이 발생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일로스는 바이오 기반 또는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를 모색하고 있다.

하일로스의 신발 밑창(이미지 출처 : 하일로스)
하일로스의 신발 밑창(이미지 출처 : 하일로스)

신발 페기물로 인한 환경 영향도 고려했다. 접착제 사용을 줄이는 등 재활용을 위해 신발 부품을 쉽게 분해하도록 설계함과 더불어 소비자가 헌 신발을 반납하면 다음 구매 시 15% 할인해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이렇게 수거된 헌 신발은 분해돼 신제품에 재사용되거나 가죽 시트 등으로 재활용된다. 

현재 하일로스는 자체 신발 브랜드를 운영하며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로퍼, 힐, 샌들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225달러(약 30만 원)에서 375달러(약 51만 원) 사이다.

하일로스가 한 달에 생산할 수 있는 신발은 약 500켤레로, 생산량을 더 늘리기 위해 여러 3D 프린팅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초기 자금으로 500만 달러(약 68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매 시즌 새로운 제품 라인을 출시할 계획이다.

엘리아스 스탈 하일로스 최고경영자(CEO)는 "하일로스는 분해와 재활용이 쉬운 제작 방식과 주문형 제작 방식으로 신발 폐기물을 대폭 줄이고 있다"라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기능적으로 편안하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의 신발을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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