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빙하 붕괴되면 해수면 최대 65㎝ 높아져...재앙적 피해 발생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남극 빙하가 모두 녹아 인류가 멸망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일까? '운명의 빙하(Doomsday Glacier)'라고 부르는 남극 빙하 붕괴에 대한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참여한 '국제 스웨이츠 빙하 협력(ITGC, International Thwaites Glacier Collaboration)'은 남극 빙하 소실이 지난 30년 동안 급격히 빨라졌으며, 앞으로도 더 빠르게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스웨이츠 빙하(Thwaites Glacier)'는 남극 서쪽에 위치한 거대한 빙하로, '운명의 빙하'를 부르는 다른 말이다. ITGC는 2018년부터 영국 남극 조사소(BAS)에서 운명의 빙하를 모니터링해왔다.
운명의 빙하가 중요한 이유는 그 크기와 위치 때문이다. 이 빙하의 붕괴는 지구 해수면 상승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운명의 빙하는 해양 생태계와 남극 동식물의 중요한 서식지이자 기후 시스템의 불안정화를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빙하의 크기는 19만 2,000㎢로 영국 혹은 미국 플로리다 주와 비슷하며, 두께가 2,000m 이상인 곳도 있다.
운명의 빙하는 남극 빙하 중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 중 하나다. 연구팀에 따르면 운명의 빙하 및 그 인근 빙하에서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얼음의 양은 지난 199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운명의 빙하가 있는 아문센 해 유역은 빙하가 녹아 현재 연간 4.6㎜씩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전 세계 해수면 상승의 8%가 아문센 해 유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만일 운명의 빙하가 붕괴된다면, 최대 65㎝의 해수면 상승을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엄청난 재앙이다. 특히 운명의 빙하는 빙하가 놓여 있는 지형이 해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형태라 더 쉽게 붕괴될 위험이 있다.
연구팀은 운명의 빙하 붕괴는 다른 남극 빙하에도 영향을 미쳐 오는 23세기까지 서남극의 빙하 대부분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ITGC 소속이자 BAS 해양 지구물리학자인 롭 라터 박사는 "운명의 빙하는 80년 이상 녹아왔으며, 지난 30년 동안 녹는 속도가 더 빨라졌고,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더 빠르게 녹을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빙하 붕괴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이뤄질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