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물관리 기술 및 직파재배로 물 사용량 및 메탄 배출량 줄여...탄소 배출권 판매 계획도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전 세계에서 매년 생산하는 쌀 생산량이 5억 톤(t)에 달할 정도로, 쌀은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섭취하는 주요 식량원이지만 재배 방식 때문에 생산 방식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벼는 물에 잠긴 논에서 재배하는데 물이 잠겨 있는 동안 토양 내 미생물이 많은 양의 메탄을 배출한다. 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양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이에 재배 방식을 저탄소 농법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싱가포르 애그테크 스타트업 라이즈(Rize)는 저탄소 벼 재배 농법을 이끄는 대표 주자다. '논물관리 기술(AWD)'과 '직파재배(DSR)' 등 메탄 배출량과 물 소비량 등을 줄인 벼 재배 솔루션을 제공해 1억 톤 이상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논물관리 기술은 논에 물을 빼서 논바닥을 말리는 시간을 2주 이상 늘리는 방식이다. 벼가 자라는 과정에서 산소가 없어 미생물에 의해 화합물이 분해되는 협기 분해 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이를 통해 벼가 물에 잠겨 있을 때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고 토양에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한다. 라이즈에 따르면, 이 기술로 물 사용량은 30%, 메탄 배출량은 1헥타르(ha) 당 1.4톤가량 줄일 수 있다.
직파재배는 벼농사를 지을 때 모를 키워 논으로 옮겨 심는 모내기와 달리, 농지에 씨앗을 직접 뿌려 작물을 재배하는 방식으로 동남아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효율적인 물 관리로 1헥타르당 0.3톤의 메탄 배출량이 감축된다.
두 가지 농법과 더불어 라이즈는 토양을 부드럽게 해 작물 품질을 높이면서 비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특수 토양 박테리아 첨가제도 도입했다. 첨가제 사용으로 1헥타르 당 3.3톤의 메탄 배출량이 감축된다.
라이즈는 이러한 다각적인 접근 방식으로 물 절약, 온실가스 배출 감소 등을 통해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생산성을 개선하고 있다. 밥 한 그릇에 들어가는 쌀을 생산하는 데 200리터 이상의 담수가 필요하고, 쌀 생산에 사용되는 물이 전 세계 관개용수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속 가능한 농법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농민이 기존 농업 관행을 바꾸는 것은 생산성으로 직결될 수 있어 쉽지 않은 문제다. 이에 라이즈는 농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투입비용 절감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선택했다.
농민들이 라이즈의 농법을 적용하면 종자, 비료, 살충제 및 기타 농자재를 지역 유통망보다 저렴하게 제공한다. 소규모 자작농이 얻을 수 없는 도매 할인 혜택을 제공해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다. 또, 농장 실적 및 작물 수확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수집∙분석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금융기관에 해당 데이터를 제공해 농민들이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한다.
현재 라이즈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농업협동조합과 협력해, 약 2,500헥타르 규모의 농지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초기 시험에서 메탄 배출량은 50% 감소한 반면, 수확량은 감소하지 않거나 일부에서는 수확량과 수익이 향상돼 98%의 농민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추후 라이즈는 메탄 배출 감소로 창출되는 탄소 배출권을 판매해 농민들과 수익을 나눌 계획도 가지고 있다.
최근 시리즈A 투자에서 1,400만 달러(약 19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한 라이즈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2만 농가 이상에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드루브 소니 라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쌀 재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라이즈의 기술로 쌀 생산 과정에서의 환경 영향을 줄이면서도 수확량과 효율성은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