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에 태양전지 셀 인쇄 기술 개발 목표...배터리 충전∙교체 없어 친환경적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심각한 기후변화 위기로 지속 가능한 대체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다. 태양전지는 신재생에너지의 대표 에너지원이지만, 빛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해 에너지 효율이 낮다. 그러나 최근 에너지 효율을 높인 페로브스카이트(Perobskite)가 태양광 패널의 신소재로 떠오르면서,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상용화된 태양전지는 대부분 실리콘으로 만들어지는데, 제조 과정에서 높은 열이 필요하고 제조 비용이 많이 들며, 효율이 낮은 한계가 있었다. 반면 페로브스카이트는 높은 광전효율, 저렴한 소재, 유연한 성질 등으로 실리콘을 대체할 태양전지 물질로 평가되고 있다.
차세대 태양전지 물질 페로브스카이트의 유연한 성질을 활용해 실내에서 전력을 생성하는 종이처럼 얇은 태양전지도 개발됐다. 스위스 스타트업 페로브스키아(Perovskia)는 페로브스카이트를 이용해 유리에 직접 인쇄할 수 있는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페로브스키아는 셀을 유리에 인쇄해 장치에 연결한 후 실내에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는 실리콘 전지에 비해 환경에 따라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저하되는 열화 현상이 적어, 실내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햇빛이 실내조명보다 더 강력하지만, 이 태양전지는 실내조명을 포착하고 전기로 변환하는 데 매우 민감하고 효율적으로 반응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이 태양전지는 두께가 매우 얇아 셀이 인쇄된 유리판에 장치를 연결하면 기존에 태양광 파장 범위가 도달할 수 없었던 곳까지 전력을 보낼 수 있다.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어 스마트워치, 가전제품 등 다양한 스마트 장치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기존 실리콘 전지에 비해 생산비용도 낮아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3배 이상 높다.
아직 TV 같은 고전압을 필요로 하는 장치에 전력을 공급할 수는 없지만 전지 성능과 효율 향상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실내조명에 최적화된 페로브스키아의 태양전지는 1,000Lux의 실내조명 아래에서 0.9V의 개방 회로 전압과 80~85µw/cm²의 전력이 출력된다. 향후 100~120µw/cm²의 전력 출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능도 안정적이다. 전지가 햇빛에 노출돼도 효율이 크게 저하되지 않는다. 1천 시간 동안 햇빛에 노출되면 원래 효율의 90%가 유지되며, 5천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80%의 효율이 유지된다.
가장 큰 장점은 친환경이다. 전자기기는 배터리 충전 또는 교체가 필요해 환경 부담이 있지만, 이 태양전지는 충전 또는 교체 없이도 자연광, 형광등 및 LED 조명을 포함한 모든 조명에서 작동한다. 페로브스키아에 따르면 전지의 탄소 배출량은 일반 배터리보다 95% 낮다.
지난 1월 페로브스키아는 연간 100만 개의 태양전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스위스에 설립하고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태양전지 생산에 나섰다. 미국, 이스라엘 등의 전자제품 생산 기업, 자동차 제조 업체 등을 대상으로 맞춤형 제품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유리뿐만 아니라 인쇄회로기판(PCB)에 셀을 인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쇄회로와 완전히 통합된 태양전지가 개발되면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셀의 모양도 표준적인 정사각형 모양이 아닌 둥글거나 직사각형 모양, 이중 나선 모양 등 다양한 형태로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페로브스키아는 향후 태양전지와 전자장치의 통합으로 전기 공급이 제한된 지역을 포함한 세계인의 삶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인쇄 방식의 태양전지는 전자기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을 혁신해 지속 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대안을 제공할 수 있다.
아난드 베르마(Anand verma) 페로브스키아 최고경영자(CEO)는 "전자기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존 배터리를 보완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의 성장 가능성으로 연결된다"라며 "모든 장치에 맞춤형으로 설계된 태양전지를 구현해 에너지를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