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메탄 배출량 5% 증가...이대로면 파리 기후협약 목표 달성 '불가능'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지난 20년간 인간에 의한 메탄 배출량이 2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등하며 기후위기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국제 과학자 연합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 '글로벌 메탄 예산 2024(Global Methane Budget 2024)'에서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메탄 배출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 동안 인간에 의한 메탄 배출량이 오해려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메탄 배출량의 3분의 2가 인간에 의해 배출됐다. 지난해 대기의 메탄 농도는 1923ppb(10억분율)에 도달했으며, 이는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2.6배 높았다. 최소 80만 년 동안 가장 높은 농도다.
이번 보고서는 자연적 원천에서 발생하는 메탄에 대해 인간의 영향을 포함했다. 이전에는 습지, 호수, 연못, 강에서 발생하는 모든 배출을 자연적인 것으로 분류했지만, 이번 보고서는 이러한 원천에서 증가하는 메탄 배출에 대해 인간 활동이 미친 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했다.예를 들어, 인간이 건설한 저수지는 매년 약 3천만 톤의 메탄을 배출한다. 이는 새로 침수된 유기 물질이 분해되면서 메탄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최근 몇 년간 습지와 담수에서 발생한 메탄 배출의 약 3분의 1이 저수지, 비료 유출, 폐수, 토지 이용 및 온도 상승과 같은 인간 활동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추정했다.
메탄 배출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는 농업과 화석연료 산업을 지목했다.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의 40%는 농업, 특히 축산업과 벼농사에서 발생하며, 화석연료 산업도 34%를 차지했다. 그 밖에 폐기물 처리(19%)와 바이오매스 연소(7%)가 메탄 배출을 늘렸다.
국가별로는 중국(16%), 인도(9%), 미국(7%), 브라질(6%), 러시아(5%)가 가장 많은 메탄을 배출하는 상위 5개국으로 꼽혔으며, 개발 도상국의 활동 증가와 화석연료 개발이 메탄 배출량 급증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 남아시아, 중동에서 메탄 배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이는 중국의 석탄 채굴과 중동의 석유 및 가스 추출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메탄은 대기 중에 비교적 짧게 머무르지만, 그 영향은 매우 큰 강력한 온실가스다. 메탄은 매출 후 10~20년 동안 대기에 머무르는데, 수백 년 동안 대기에 남아 있는 이산화탄소보다 약 80~90배 더 강력한 온실효과를 일으킨다. 현재 대기 중의 메탄을 직접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사실상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후변화 대응의 유일한 방법이지만, 메탄 배출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노력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150개국이 서명한 글로벌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은 오는 2030년까지 메탄 배출을 30%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최근 3년간 메탄 배출량은 오히려 5% 더 증가했다.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는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현재 추세대로라면 파리 협정에서 정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C 아래로 제한한다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라며 "우리가 살기 적합한 기후를 유지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