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공통감염병 어쩌나...인간-야생 동물 서식지 중첩 증가로 위험↑
인수공통감염병 어쩌나...인간-야생 동물 서식지 중첩 증가로 위험↑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9.1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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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까지 지구 57% 지역에서 인간-야생 동물 서식지 중첩 증가
서식지 중첩으로 생물다양성 감소 우려...인수공통감염병 위험도↑
인간과 야생 동물의 서식지 중첩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도시 인근에서 포착된 야생 동물의 모습.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향후 50년 동안 인간이 거주지에서 야생 동물과 마주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인구 증가로 인간과 야생 동물 서식지 중첩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와 워싱턴 대학교,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공동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발표한 보고서 '21세기 인간과 야생 동물 서식지 중첩의 글로벌 확장(Global Expansion of Human-Wildlife Overlap in the 21st Century)'에 따르면 오는 2070년까지 지구의 57%에 달하는 지역에서 인간과 야생 동물 간의 중첩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중첩은 기후변화로 인한 야생 동물 분포 변화가 아니라, 주로 인구 밀도 증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인구 급증으로 야생 동물 서식지를 인간이 침범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유엔(UN)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는 지난 2022년 말에 80억 명에 도달했으며, 향후 30년 동안 약 20억 명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오는 2050년대 중반에 100억 명을 넘긴다는 의미다.

현재 인간이 직간접적으로 사용하는 땅은 이미 절반 이상에 달하며, 이 비율은 오는 2060년대에 7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중 상당 부분은 동물 사육을 위한 농업에 사용되며, 약 920억 마리의 가축을 기르거나 가축을 먹일 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용도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10년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야생 동물과 마주쳤으며, 인간과 야생 동물의 중첩은 인구 밀도가 이미 높은 지역, 특히 인도와 중국에서 더욱 집중될 전망이다. 인도에서는 매년 약 500명의 사람이 코끼리와의 충돌로 사망하고 있으며, 케냐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200명 이상의 사람이 아프리카 코끼리에 의해 사망했다. 세계자연기금(World Wildlife Fund)에 따르면, 농작물 파괴나 인간 사망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전역에서 매년 수백 마리의 코끼리가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인간과 야생 동물의 서식지 중첩 증가로 인간과 동물간의 갈등, 야생 동물 서식지 파괴, 생물다양성 감소가 심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생물다양성 감소는 감염병 확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인간과 야생 동물의 접촉 증가는 인수공통전염병 발병이 늘어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닐 카터 미시간 대학교 환경 및 지속 가능성 학부 교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사람과 야생 동물이 함께 살아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야생 동물 보전 계획이 더욱 창의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라며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면, 지속 가능한 공존을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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