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굴 껍데기’, 더 이상 쓰레기 아니에요!”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 “이산화탄소 흡수하는 ‘굴 껍데기’, 더 이상 쓰레기 아니에요!”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9.05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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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오션스, 굴 껍데기로 탄산칼슘·인테리어 타일 만들어...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수산 부산물 활성화 필요...클러스터 구축 등 혁신 스타트업 진입 기반 마련돼야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굴 껍데기는 그린카본 대비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약 10배 높은 매우 친환경 소재입니다. 그러나 매년 31만 톤의 굴 껍데기 중 3만~5만 톤을 제외한 막대한 양이 폐기되고 있습니다. 그린오션스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굴 껍데기를 활용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제품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그린오션스는 버려지는 굴 껍데기를 재활용해 친환경 소재로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바다로 둘러싸인 경남 통영에서 버려지는 막대한 양의 굴 껍데기를 보며 자란 문피아 그린오션스 대표가 굴 껍데기를 새롭게 자원화하고자 창업했다. 

지난 2021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진행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 프로그램 합격을 시작으로, 올해 2월 열린 국제 수산부산물 포럼에 국내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연사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문 대표는 굴 껍데기 폐기물 운반 처리업에 종사하시던 아버지를 보며 어릴 때부터 굴 껍데기 문제를 체감하며 자랐다. 얼마나 많은 굴 껍데기가 폐기되고, 어떻게 처리되는지 잘 알고 있었고, 왜 아직 그 많은 굴 껍데기가 쓰레기로 고스란히 버려지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굴 껍데기로 집을 짓겠다는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다.

국내에서 매년 생산되는 굴은 약 35만 톤으로, 굴을 제외한 껍데기는 31만 톤에 달한다. 이 중에서 3만~5만 톤은 패화석 비료로 활용되고 나머지는 분쇄돼 먼바다에 폐기되는 실정이다.

굴 껍데기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자라 친환경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매우 높다. 친환경 소재인 만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고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 

그린오션스는 굴 껍데기를 파쇄, 세척, 건조하는 전처리 과정을 효율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분자 물질인 친환경 탄산칼슘 '그린쉘'을 생산한다.

그린오션스가 굴 껍데기로 만든 탄산칼슘(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그린오션스가 굴 껍데기로 만든 탄산칼슘(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탄산칼슘은 보통 석회석 광산에서 채굴돼 만들어진다. 채굴 과정에서 벌목 등으로 산이 황폐해지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만, 매장된 양이 많아 대체 소재 개발에 대한 필요성은 낮은 편이다. 

반면, 굴 껍데기는 석회석 대비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고순도의 탄산칼슘 함유량이 높고, 미세하고 균일해 분산성이 우수하고, 표면적이 넓어 다른 물질과 반응성이 좋다. 또, 천연 물질로 인체에 무해해 식품 첨가물이나 화장품에도 사용할 수 있다.

탄산칼슘을 활용해 만든 그린쉘 역시 기존의 탄산칼슘이 이용되고 있는 농업, 수처리, 의약, 건설, 제지, 화장품, 식품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될 수 있지만, 그린오션스는 플라스틱 충전재와 건축용 소재에 주력해 판매하고 있다.

그린쉘은 기업 및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LX하우시스, BGF에코머티리얼즈에 그린쉘을 공급해 자동차 카시트,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자사 네이버 스토어에서는 B2C 제품 '미카오션스'를 판매한다. 주로 디자이너들이나 공방에서 작품이나 비누 받침, 화분, 테이블 등 생활용품을 만들 때 사용한다.

그린오션스가 굴 껍데기로 만든 인테리어 타일(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그린오션스가 굴 껍데기로 만든 인테리어 타일(이미지 제공 : 그린오션스)

이렇게 수산부산물이 다양한 영역에서 친환경 소재로 쓰일 수 있는 부분이 많지만, 국내는 아직 굴 껍데기뿐만 아니라 수산부산물을 친환경 소재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가 미흡한 실정이라는 것이 문 대표의 지적이다. 실제로 굴 껍데기 소재를 활용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기업 대부분이 제품 생산에 많은 양의 굴 껍데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굴 껍데기를 활용하는 비료, 사료 외의 산업군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수산부산물 활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사업군에서 활동하는 기업과 더불어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이 진입해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처럼 '수산부산물 혁신 클러스터'를 구축해 혁신을 제안하고 실험을 거쳐 판매까지 연결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어민들과 투명한 소통이 가능한 협의체, 비정부기구 등 민간 단체와도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에서도 오픈 이노베이션, 지역 상생 사례로서 적극적으로 수산부산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린오션스는 지역에서 버려지는 많은 양의 굴 껍데기를 사용해 판매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테리어 타일을 개발해 곧 오픈 예정인 한 카페 매장에 적용할 예정이며, 수출도 논의 중이다.

문 대표는 "수산부산물을 활용한 제품 디자인, 작품을 선보이는 페스티벌 등 해양 환경 보전을 취지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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