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NOW] 종이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나무’ 아닌 ‘낙엽’이라고?
[TECH NOW] 종이 만들기 위해 필요한 건 ‘나무’ 아닌 ‘낙엽’이라고?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8.29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릴리프페이퍼, 낙엽으로 종이 만들어...기존 종이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78%↓
토양에서 30일만에 분해...물 사용량도 15배 낮춰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종이는 재생 가능한 자원인 나무로 만들어져 비닐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인식이 높다. 종이는 생분해가 가능해 폐기물 발생량은 적지만, 생산 과정에서 많은 나무를 베어내야 한다. 종이는 땅에서 썩을 때 이산화탄소보다 온실 효과가 23배 이상 높은 메탄을 배출해 친환경적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종이를 나무가 아닌 낙엽으로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우크라이나 스타트업 릴리프페이퍼(Releaf Paper)는 펄프 종이를 지속 가능한 대체품으로 만들어 삼림 벌채율 및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거리, 공원 등에서 수집한 낙엽으로 종이를 생산하고 있다. 버려지는 나뭇잎은 릴리프페이퍼의 자체 특허 기술로 포장 산업을 위한 펄프 및 종이로 재탄생한다.

릴리프페이퍼의 종이는 4단계 공정을 통해 생산된다. 먼저, 원료가 되는 낙엽은 생태계 보존과 표토 보존을 위해 숲에서는 수집하지 않고 지자체가 지역에서 수거한 낙엽을 이용한다. 매년 도시에서 최소 8천 톤의 낙엽이 발생하는 것을 고려하면 막대한 양의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다.

종이 생산 과정에서 분쇄한 낙엽(이미지 출처 : 릴리프페이퍼)

수집한 낙엽은 가공장으로 운반해 세척하고 가공한 후 원료에서 섬유를 추출한다. 이 과정에서 잎에서 고체 화합물을 제거하고 건조, 압축해 작은 펠릿 형태로 변환한다. 세척된 잎을 압축하면 1년 내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압축된 펠릿은 열처리 등을 통해 종이의 기반이 되는 특수 섬유로 거듭난다. 이후 마지막으로 섬유를 압착하면 종이 시트가 된다.

이렇게 만든 종이를 활용해 릴리프 페이퍼는 종이봉투, 상자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 무게는 70~300mg/m2로, 최대 8㎏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릴리프페이퍼가 만든 종이는 생산 과정보다 이산화탄소를 78% 적게 배출하고, 물 사용량은 약 15배 낮다. 일반 종이가 토양에서 분해되는 데 270일 이상이 걸리는 반면 낙엽으로 만든 종이는 30일 만에 분해된다. 릴리프페이퍼의 섬유 1톤은 나무 17그루에서 생산된 섬유를 대체해 산림 보존에 기여한다.

릴리프페이퍼가 낙엽으로 만든 종이봉투(이미지 출처 : 릴리프페이퍼)
릴리프페이퍼가 낙엽으로 만든 종이봉투(이미지 출처 : 릴리프페이퍼)

생산 과정에서 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아 세척 과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 단기간에 많은 양의 종이를 생산하기도 용이하다. 한 달에 약 3백만 개의 종이봉투를 생산해 삼성, 로레알, 로지텍, 구글 등 여러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기업은 릴리프페이퍼 자사 상품 판매 사이트에서 해당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유럽혁신위원회(EIC) 등으로부터 800만 유로(약 11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릴리프페이퍼는 현재 생산 공정과 제품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올해 연간 5천 톤의 나뭇잎을 종이로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의 첫 번째 공장을 프랑스 파리에 건설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향후 몇 년 안에 파인애플, 오이, 토마토, 튤립 등 농업 폐기물 등 또 다른 원료를 기반으로 한 종이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알렉산드로 소볼렌코 릴리프페이퍼 최고경영자(CEO)는 "지속 가능한 제품에 대한 유럽 소비자의 수요가 늘고 있다"라며 "릴리프페이퍼는 목재를 사용하지 않는 포장재로의 전환을 가속화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