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놓인 상어와 기후변화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멸종위기에 놓인 상어와 기후변화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4.08.2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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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해양 생태계 균형 유지·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
개체수 급감으로 멸종 위기 놓여...지구 건강 위해 상어 보호 필요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어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어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상어가 바다의 건강을 지키며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기후변화 완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플로리아 인터내셔널 대학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최근 발표한 보고서 '인류세 해양에서의 상어의 생태적 역할과 중요성(Ecological roles and importance of sharks in the Anthropocene Ocean)'에서 상어는 단순한 최상위 포식자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 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생태적 중심축이라고 밝혔다. 

작은 난쟁이 랜턴 상어부터 거대한 고래 상어까지 500종이 넘는 상어가 전 세계의 다양한 서식지에 분포하고 있다. 이들은 차가운 극지방부터 따뜻한 적도 해역, 얕은 해안부터 깊은 바다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발견된다.

보고서는 호랑이 상어와 백상아리와 같은 큰 포식성 상어는 그들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들의 존재만으로도 먹이의 행동과 분포를 변화시켜 종 다양성과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흥미로운 점은 상어의 존재가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상어는 해초가 밀집해서 자라는 해초 초원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초 초원은 전 세계 열대 및 온대 해역에서 발견되며, 해양 생물들에게 중요한 서식지와 먹이, 번식지를 제공한다. 특히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격리하는 효과가 있어 해양 탄소 순환과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한다.

서호주 해안에서는 호랑이 상어의 존재가 바다거북과 해우 같은 대형 초식동물들이 해초 초원을 과도하게 먹어 치우는 것을 막아준다. 덕분에 해초가 번성해 수많은 해양 생물에게 필수적인 서식지를 제공하고, 중요한 탄소 흡수원으로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캘리포니아 해안에서는 백상아리 개체수 증가로 해달의 포식 위험이 줄어들고, 이는 해양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해달은 중요한 해양 식물인 켈프(Kelp)를 먹고 사는 성게의 개체수를 조절해 켈프 초원의 건강을 유지한다. 켈프 역시 해초와 마찬가지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탄소를 격리하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이렇게 해양 생태계 균형과 탄소 포집에 중요한 상어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970년 이래 전 세계적으로 상어 개체수는 70% 이상 감소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현존하는 상어 종의 약 37%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상어는 해양 생태계의 구조와 기능 모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해양 건강에 필수적"이라며 "상어 보호는 단순히 한 종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의 건강을 유지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획과 서식지 손실로 인한 상어 개체수 감소는 단순한 보존 문제를 넘어, 해양 건강과 더 나아가 지구의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포괄적인 국제적 상어 보존 노력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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