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보플 “다회용기∙대나무 응원 도구로 지속 가능한 야구장 문화 만들어요”
크보플 “다회용기∙대나무 응원 도구로 지속 가능한 야구장 문화 만들어요”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4.08.04 1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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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다회용기, 전 구장에 도입해야...지속 가능한 응원 용품∙굿즈 제작 필요
지속 가능한 야구장 문화 만드는 데 구단 역할 커...기후위기 앞 떳떳한 야구 만들 것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올해 프로야구 관중이 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곧 천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정도로 영향력이 큰 스포츠라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그에 걸맞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외 스포츠인 야구는 관중석에서 취식량이 많아 스포츠 시설 중 쓰레기 배출량이 가장 많습니다. 야구를 사랑하는 만큼 야구가 기후위기 앞에서 떳떳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야구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전지은 크보플 활동가-

전지은 크보플 활동가(이미지 제공 : 크보플)
전지은 크보플 활동가(이미지 제공 : 크보플)

크보플(KBOFANS4PLANET)은 야구장에서 쏟아지는 쓰레기를 보면서 기후변화를 실감한 국내 프로야구 팬들이 모여 지속 가능한 야구 문화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해 만든 단체다. 전지은 크보플 활동가는 창립 멤버로서 크보플을 이끌며 야구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

현재 크보플은 총 27명의 야구팬과 함께하고 있다. 우천으로 인한 경기 취소가 이전보다 잦아지는 등 기후변화를 몸소 체감한 팬들이 모여 야구가 기후 악당이 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야구장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주로 하는 활동은 야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카드뉴스로 만들어 SNS 등에서 홍보하는 것이다. 야구팬들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구단도,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팬들에게 야구 관련 환경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최근 잠실 야구장에 도입한 다회용기 위생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자 다회용기 업체를 인터뷰해서 어떻게 위생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전한다.

그 밖에도 야구장 문화 변화를 위한 여러 캠페인을 진행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야구도용기내' 캠페인이다. 현재 야구장의 다회용기는 잠실 야구장 한 곳에만 도입됐다. 다른 구장에도 다회용기를 도입할 수 있도록 많은 야구팬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다회용기가 아직 도입되지 않은 곳에 팬들이 직접 다회용기를 가져가 이용하도록 한 캠페인이다. 다회용기 이용 인증사진과 이용후기를 SNS에 올려 전 야구장 다회용기 도입 필요성을 알렸다.

크보플이 플라스틱을 대체해 만든 응원 도구 '대짝이'(이미지 제공 : 크보플)
크보플이 플라스틱을 대체해 만든 응원 도구 '대짝이'(이미지 제공 : 크보플)

크보플은 지속 가능한 야구 응원 용품 도입을 위해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응원 도구의 주재료인 플라스틱을 대나무로 대체한 '대나무짝짝이(대짝이)'를 만들어 체험단을 운영한다. 대짝이를 체험해 본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1%가 대짝이의 응원 효과가 플라스틱 응원 도구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으며, 98%는 구단에서 응원 도구를 제작할 때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전 활동가는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래도 야구장 문화가 조금씩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츠고 말했다.

지난 4월 잠실 구장에 다회용기가 도입된 것을 비롯해 최근 인천 구장에서도 시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또, 크보플이 지난해 기아 타이거즈 선수단에 다회용기 커피차를 보내는 이벤트를 진행했을 때도 선수 및 관계자 모두 다회용 컵 이용과 반납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KIA타이거즈 선수단에 보낸 다회용기 커피차(이미지 제공 : 크보플)
기아 타이거즈 선수단에 보낸 다회용기 커피차(이미지 제공 : 크보플)

반면, 크보플의 활동에 대해 아직 구단 등 야구계의 반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크보플이 몇 차례 야구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팬들의 서명을 모아 전달했지만 이에 대해 응답을 준 구단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 활동가는 "지속 가능한 야구장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단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잠실 구장 다회용기 도입에 있어서도 서울시와 다회용기 제작 업체 등의 역할이 컸던 반면, 구단은 홍보 역할을 하는 데 그친다는 의견이다. 

미국 프로야구 리그인 MLB는 'Green MLB'라는 이니셔티브를 활용해서 전 구단이 함께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력 사용이 많은 야구장에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야구팬을 대상으로 인식 개선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KBO 리그에서도 팬 개개인의 행동에만 초점을 맞춘 캠페인이 아닌 전 구단이 함께 목표를 수립하고 실효성 있는 활동을 전개해 나갔으면 하는 것이 크보플의 바람이다.

대짝이 체험단 캠페인 진행 모습(이미지 제공 : 크보플)
대짝이 체험단 캠페인 진행 모습(이미지 제공 : 크보플)

이를 위해 다회용기 도입, 지속 가능한 응원 용품과 굿즈 제작 등에서부터 환경에 대한 구단의 책임감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 활동가는 "특히 선수의 기록 달성을 기념하는 유니폼 등이 많이 나오는데 선수 이름으로 도시 숲을 조성하는 등 더욱 의미 있는 기념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다른 스포츠에서도 지속 가능한 스포츠를 만들기 위해 동참할 것을 주문했다. 해외에서는 여러 분야의 운동 선수들이 환경 보호 단체를 만들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각 스포츠 팬의 노력도 필요하다. 전 활동가는 "야구계에는 크보플이 있듯이 축구, 농구, 배구 등 팬들도 해당 스포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함께 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각 구단에 대짝이 같은 지속 가능한 응원 용품 제작을 요청해 볼 계획"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을 통해 야구팬의 목소리를 모아 구단과 KBO의 변화를 끌어 내는 것이 크보플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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