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드려요] 혈통 보전의 첫 걸음 '한우 정액증명서'
[알려드려요] 혈통 보전의 첫 걸음 '한우 정액증명서'
  • 한상윤 기자
  • 승인 2019.07.1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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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어떤 뉴스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필요한 법이다. 내용 이해에 필요한 정보는 기사에 함께 제공하는 게 보통이지만 배경 설명이 주가 아니기에 최소화 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종종 독자의 이해 부족과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알려드려요' 코너에서는 이슈 중심 기사에서 깊이 있게 설명하기 힘든 축산관련 정책이나 용어, 업계 이슈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독자의 뉴스 이해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데일리원헬스=한상윤 기자] 한우 정액증명서는 농축산업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경한 증명서다. 그러나 축산농가에서는 반드시 잘 관리해야 하는 증명서다. 이 증명서는 품종 개량, 혈통 확립뿐만 아니라 근친교배 방지를 위해 특히 중요하다.

가축이 근친교배를 하면 번식 능력이 저하되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이 같은 근교퇴화(近交退化)는 농가에 큰 피해를 준다. 근친계수가 10%가 넘어가면 도체중(도축한 가축 무게)이 14.8kg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도체중의 손실은 한우 가격 하락과 직결된다.

근친 방지를 위해선 무엇보다 정확한 혈통 등록이 필수다. 축산법 제23조 `정액증명서 및 가축인공수정증명서 등’(이하 정액 및 수정증명서)에 따라 가축인공수정사는 해당 정액에 대한 정액 및 수정증명서를 농가에 발급해야 한다.

이렇게 깐깐하게 정액 ‘증명서’까지 발급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근친 방지뿐만 아니라 한우 개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1960년대만 해도 한우의 출하 체중은 400kg 전후였다. 그러나 현재 한우의 출하 체중은 평균 800kg이며 몸집이 큰 슈퍼소의 경우 1톤에 달한다.

한우 정액증명서는 품종 개량과 혈통 확립, 근친교배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한우 정액증명서는 품종 개량과 혈통 확립, 근친교배 방지를 위해 중요하다.

우리 정부는 한우 농가 경쟁력 확보와 한우 품질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그 중 하나가 ‘보증씨수소’ 사업이다. 국가 인증을 받은 씨수소는 전국에 있는 암소에게 정액을 공급하는 최고급 수소다. 등심단면적·등지방 두께·근내지방도 등 유전능력을 고려해 선발된다. 전국에 120마리가량 지정돼 있다. 해당 씨수소의 우량 정액은 한우 농가 곳곳에 보급된다.

올 초에도, 농촌진흥청과 농협 한우개량사업소는 2019년 한우 개량을 이끌 보증씨수소 13마리를 뽑았다. 관계자들은 이번에 선발한 씨수소 가운데 가장 유전 능력이 좋은 소의 교배를 통해 태어날 경우 자손의 도체중이 한우 전체 평균보다 62kg 더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한우 개량을 통해 해마다 도체중 4.37㎏, 등심단면적 0.51㎠ 증가해 농가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지자체 역시 우량 송아지, 번식우 농가에 적극적인 지원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월, 안동시는 지역 내 우량 송아지 생산 농가, 번식우 농가에 장려금을 지원했다. 안동시는 종축개량협회에 혈통 등록된 암소에 1등급 정액 사용으로 생산된 송아지를 혈통 등록 혹은 안동 우시장에서 경매하거나 자체적으로 사육하는 농가에 장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전국 최고 품질의 ‘안동한우’의 안정적 생산과 품질 유지를 위한 조치다.

이와 더불어 각 지자체의 ‘한우 친자검정 지원사업’ 역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친자검정은 인공수정으로 생산한 송아지의 DNA 자료를 분석해 등록 때 제출한 수정표의 아버지와 자식 간의 친자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이는 송아지 경매 때 정확한 혈통 정보를 제공해 고품질 한우 개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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