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위, 센강 수질 개선에 14억 유로 투자...정치인들 센강 입수 퍼포먼스도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파리 올림픽이 개막 카운트다운에 들어갔지만 센강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현지 매체 프랑스24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기간 동안 폭우가 내릴 경우, 센강에서 열릴 예정인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의 수영 부분은 제외되고, 수영 마라톤(남녀 각 10㎞) 경기는 파리 외곽 베르-쉬르-마른 수상 경기장으로 이동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폭우 시 센강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경기가 열리는 이유는 강우가 센강 수질 악화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 센강의 수질은 국제 수영연맹의 수영 가능 기준인 100mL당 대장균 1000CFU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만 해도 기준치를 초과했는데, 그동안 비가 오지 않으면서 수치가 내려갔다.
비가 오면 오염물질이 유입돼 수질이 악화된다. 맑은 날 태양의 자외선은 물 속 대장균을 죽여 수질 개선에 기여한다. 결과적으로 올림픽 기간 많은 비가 내리면 센강에서의 경기 진행이 어려워진다. 현재로선 비가 오지 않기를 염원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라라 세르누다 세계 트라이애슬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경기 장소가 대회 중 바뀌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지만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일은 항상 수질 문제와 관련이 있었다"라고 말해 향후 상황에 따라 센강이 아닌 다른 곳에서 경기가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센강에서의 대회 진행을 둘러싼 논란과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계획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거란 입장이다. 이번달 파리의 기후가 지난달보다 건조하고 햇볕이 잘 들고 있으며, 무엇보다 그동안 준비한 인프라 업그레이드의 효과가 나타날 거란 기대다.
센강은 지난 100년간 오염으로 인해 수영이 금지돼 왔다. 조직위는 파리의 상징인 센강에서 올림픽 경기를 진행함으로써 전 세계에 센강이 다시 깨끗해졌음을 알린다는 계획 아래 14억 유로(약 2조 1,097억 원)를 투자했다. 지난 5월에는 폭우 시 하수가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지하 물 저장소를 완공했다. 올림픽 수영장 20개 분량의 오수를 처리할 수 있는 이 저장소가 올림픽에 맞춰 가동을 시작한 만큼 센강에서의 경기 진행에 무리가 없을 거라고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조직위의 기대와는 다른 전망도 나오고 있다. AP 분석에 따르면, 올해 파리는 지난 1950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비가 내렸으며, 2016년 이후로는 가장 비가 많이 내렸다. 센강 수질 개선을 위해 중요한 비가 내리지 않은 날도 적다. 올해 파리에 일주일 동안 비가 오지 않은 것은 단 한 번에 불과하다. 1950년부터 2020년까지는 6월 말까지 최소 세 번, 일주일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
제니퍼 프랜시스 우드웰 기후 연구센터 연구원은 "지금쯤이면 대회 기간 중 강우량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할 만한 예측이 가능해야 하지만, 지구 온난화로 이한 기후 패턴의 변화로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센강의 안전함을 강조하기 위해 정치인들이 적극적인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아멜리 우데아-카스테라 프랑스 스포츠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센강에 뛰어들었다. 그는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알렉상드르 3세 다리 근처에서 수영한 후 "올림픽 개막 전에 센강을 수영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라고 말했다.
선거 문제로 센강 입수 퍼포먼스를 한 차례 연기했던 앤 이달고 파리 시장은 이번 주 센강에서 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