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도마·얼음 트레이 등도 위험...대안 선택으로 미세 플라스틱 섭취 줄여야
[편집자 주] 기후변화와 동물복지 강화로 모든 생활 반경에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소비가 기후변화와 동물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다행인 것은 생각보다 많은 영역에서 충분히 훌륭한 대체재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지구와 동물을 위한 소비를 할 수 있다. 데일리원헬스가 지구와 동물, 독자를 위해 지속 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기업과 제품을 소개한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미세 플라스틱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위협은 이제 낯선 얘기가 아니다. 5㎜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입자는 체내에 축적되며, 심장 질환, 불임, 암 등 심각한 건강 문제를 유발한다. 자연 분해되지 않는 성질 탓에 환경과 생태계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도 문제다.
최근 발표된 뉴멕시코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과 개의 고환 조직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으며, 일부 유형의 플라스틱이 정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폴리에틸렌과 PVC와 같은 플라스틱이 고환 조직에 축적돼 정자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일상 생활 속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막대한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간은 매년 최대 5만 2,0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한다. 이렇게 일상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 섭취 위험에 놓여 있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시작은 주방이다.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이기 위해 피해야할 주방용품과 그 대체제를 소개한다.
◆플라스틱 도마
국제학술지 생태독성학 및 공중보건(Ecotoxicology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된 지난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 도마를 사용해 당근 등 채소를 한번 자를 때마다 1,114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 번 썰 때마다 약 15㎎의 미세 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으로, 연간 플라스틱 신용카드 10장을 섭취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대안은 많다. 강화 유리 도마는 저렴하고 쉽게 청소할 수 있으며, 미세 플라스틱이 발생하지 않는다. 또, 내구성 있는 종이 섬유로 만든 플라스틱 프리 도마도 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일반 목재보다 밀도가 높고 다공성이 적어 깨끗히 세척하면 안전성이 높아지는 대나무 도마를 추천하고 있다.
◆전자레인지용 식품 용기
전자레인지용 플라스틱 용기도 가열 시 미세 플라스틱을 방출할 수 있다. 지난해 미국 네브래스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으로 표시된 플라스틱 용기에서 최대 4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플라스틱 용기 대신 유리나 세라믹, 실리콘, 스테인리스 스틸 용기를 사용하면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다. 또, 프탈레이트, 스티렌 및 비스페놀과 같은 화학 물질이 포함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얼음 트레이
플라스틱 얼음 트레이도 미세 플라스틱을 배출할 수 있다.
대안으로 최근 스테인리스 스틸 얼음 트레이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얼음 트레이는 음료의 미관을 향상시키고 더 빨리 냉각된다. 실리콘 얼음 트레이도 더 건강하고 쉽게 얼음을 만들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대안이다.
◆종이컵
종이컵은 환경 친화적으로 보이지만,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코팅이 있어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한다. 종이컵을 재활용하는 것도 HDPE 층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대안으로 재사용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플라스크를 사용하면 환경을 보호하고 미세 플라스틱 노출을 줄일 수 있다.
◆티백
많은 티백이 지속 불가능한 폴리프로필렌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종이 티백도 밀봉재에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있다. 지난해 캐나다 맥길 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뜨거운 물로 차를 우릴 때 티백에서 수백만 개의 미세 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안은 찻잎이나 주철 주전자, 금속 체를 사용해 차를 우려내는 것이다. 면 티백이나 유기농 린넨으로 차를 거르는 방법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