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밝은 색상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레스터대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에 발표한 최근 논문에서 플라스틱 색상이 미세플라스틱 형성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같은 밝은 색상이 플라스틱 분해 속도를 크게 높이는 반면, 검정색, 흰색, 은색 플라스틱은 상대적으로 분해가 더디게 이뤄졌다. 이는 밝은 색상 플라스틱이 자외선(UV) 방사선에 더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세플라스틱은 환경과 인간 건강에 여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이 섭취할 경우 물리적 손상과 화학적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생물의 성장, 번식, 생존에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플라스틱은 또, 주변 유해 물질을 흡착해 오염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간이 해산물같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채내에 유입된다. 미세플라스틱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신체 내에서 독성을 나타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두 가지 방법으로 플라스틱 색상에 따른 미세플라스틱 형성 속도를 분석했다. 첫 번째는 서로 다른 색상의 플라스틱 뚜껑을 대학 건물 지붕에 3년간 노출시키는 것이었다. 두 번째는 남아프리카 외딴 해변에서 다양한 색상의 플라스틱을 수집했다. 두 연구 모두 밝은 색상의 플라스틱이 더 빨리 부서지고,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형성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 연구는 밝은 색상 플라스틱이 더 쉽게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해 플라스틱 제품 설계 시 색상을 신중히 선택해야 함을 시사한다.
밝은 색상 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는 또 있다. 지난해 중국과 대만 연구팀이 오픈 학술지 MDPI에 발표한 논문 '미세 플라스틱 오염: 지구 해양 생태계에 대한 위협과 영향(Microplastic Pollution: Threats and Impacts on Global Marine Ecosystems)'에 따르면 밝은 색깔을 감지하는 능력 때문에 어류가 밝은 색상의 미세플라스틱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류의 더 많은 미세플라스틱 섭취는 어류를 먹는 인간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연구를 이끈 사라 개봇 레스터대학 지리 지질학 및 환경대학 교수는 "제조업체들은 플라스틱 제품과 포장을 설계할 때 재활용 가능성과 쓰레기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라며 "야외에서 사용되거나 햇빛에 많이 노출되는 경우 경우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같은 색상을 피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