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후소송 亞 최초...결과 따라 향후 다른 나라 기후소송에 큰 영향 전망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기후소송에 전 세계 미디어와 환경 단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1일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에서 기후소송 2차 변론이 진행됐다. 헌재는 2020~2023년에 제기된 청소년기후소송, 시민기후소송, 아기기후소송, 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 등 총 4건의 기후위기 헌법소원을 묶어 이날 공개 변론을 열었다.
소송인들은 오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한 우리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 등이 국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감축 목표보다 부족하고, 이로 인해 미래 세대에 과도한 감축 부담을 전가해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변론에는 아기기후소송의 청구인 한제아 양(12살)이 나서 큰 관심을 끌었다. 한제아 양은 "오늘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며 "지금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 중인 기후소송은 동아시아 최초다. 우리나라 판결이 선례가 돼 다른 국가들의 기후소송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 다양한 미디어와 환경 단체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로뉴스는 '행복을 추구하는 아이를 한국의 기후 목표가 막고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로 우리나라 기후소송에 대해 다뤘다. 이 매체는 기후소송에 참여한 국제 엠네스티 한국지부 관계자와 청구인측 법률 자문인의 발언을 소개하며 기후소송과 관련해 한국에서 유리한 선례가 나온다면 이러한 추세가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인권단체 국제엠네스티는 홈페이지에 '한국 헌법재판소의 기후 소송이 인권 선례가 될 수 있다'라는 제목의 글로 해당 뉴스를 전했다. 엠네스티는 이번 소송이 아시아에서 제기된 최초의 기후소송으로, 한국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유지연 엠네스티 한국지부 캠페이너의 주장을 소개했다.
국제 유력 학술지 네이처는 '한국의 아기들이 정부를 고소한 이유'라는 기사에서 소송 대리인 윤세종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윤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유리한 판례가 나온다면 이러한 추세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라는 글로벌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가가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하며 예외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또 마사코 이치하라 일본 기후적응센터 연구원의 입을 빌려 "이 기후소송은 아시아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사건"이라며 "한국에서 유리한 판결이 나온다면 아시아를 비롯해 전 세계 기후 운동가들에게 영감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헬스 미디어 그린퀸은 '어린이와 태아가 제기한 한국의 기후소송이 선례가 될 수 있다'라는 기사에서 우리나라에서 기후소송이 제기된 배경과 재판 결과에 따른 향후 전망을 상세히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소송은 보통 최후 수단으로 여겨지며, 이번에 패소해도 충분한 사회적 인식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만약 승소할 경우 향후 기후소송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21일 진행된 기후소송 공개 변론은 최후 변론으로, 헌재는 재판관 합의를 거쳐 이르면 오는 9월 결론을 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