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 세계 3번째로 배양육 판매 승인...배양육 산업 지원도 늘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이스라엘의 배양육 스타트업 알레프팜스(Aleph Farms)가 자국에서 세계 최초로 소고기 배양육 판매 승인을 얻었다. 이스라엘은 싱가포르와 미국에 이어 배양육 판매를 승인한 3번째 국가가 됐다.
알레프팜스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사 배양육 소고기 브랜드 '알레프컷(Aleph Cuts)'이 이스라엘 보건부의 판매 승인을 얻어 전 세계 최초로 소고기 배양육 판매에 대한 규제 승인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싱가포르와 미국에서 판매 승인을 받은 잇저스트와 업사이드푸드의 제품은 닭고기 배양육이었다. 소고기 배양육 제품의 판매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 창업한 알레프팜스는 프리미엄 블랙 앵거스 소의 세포를 기반으로 배양육을 만드고 있다. 헐리우드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미국의 유명 셰프 마커스 사무엘슨 등 유명 셀럽이 투자한 기업으로 지난 2018년 전 세계 최초로 배양육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이 분야 선도 기업으로 여겨져 왔다.
알레프팜스는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리미엄 소고기와 비슷한 가격의 소고기 배양육을 이스라엘 레스토랑과 소매 유통채널에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먼저 판매되는 제품은 알레프컷 브랜드의 얇게 썬 프티 스테이크다. 대두와 밀로 만든 식물성 단백질 매트릭스와 함께 프리미엄 블랙 앵거스 소의 비변형, 비불멸 세포로 구성된 이 제품은 소의 수정란에서 추출한 초기 세포(스타터 세포)를 제외하고는 배양 과정이나 최종 제품에 태아 소혈청(FBS) 같은 동물성 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다. 알레프팜스는 우선 선별한 몇몇 레스토랑을 통해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후 일반 소매점으로 유통을 확대한다.
출시 가격은 일단 일반 프리미엄 소고기 수준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제한적으로 유통이 이뤄지는 초기에는 회사의 비용을 들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향후 몇 년 안에 기존 소고기와 생산가격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컨설팅그룹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배양육이 일반 육류와 동일한 가격 경쟁력을 갖는 시기는 오는 2030년 즈음이다.
전 세계 국가 중 세 번째로 배양육 판매를 승인한 이스라엘은 알레프팜스가 소속된 배양육 컨소시엄에 6,600만 달러(약 885억 원)을 투자하는 등 배양육을 미래 식량안보의 핵심 중 하나로 보고 지원을 늘리고 있다. 이스라엘 기업들이 배양육 산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점도 지원을 늘리는 이유다. 대체 단백질 비영리기구 굿푸드인스티튜드에 따르면 전 세계 배양육 상위 8개 기업 중 3개가 이스라엘 기업이다. 배양육 산업에 투자된 전 세계 자금 중 15%가 이스라엘 기업에게 향했다.
알레프팜스는 자국 규제 승인이 현재 규제 승인 심사가 진행 중인 싱가포르와 스위스, 영국, 미국 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요아브 라이슬러 알레프팜스 수석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현재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 시장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중동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라며 "조만간 싱가포르 식품청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