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깃털의 '화려한 변신'...닭 깃털로 탄소 배출 없는 전기 만든다
닭 깃털의 '화려한 변신'...닭 깃털로 탄소 배출 없는 전기 만든다
  • 송신욱 기자
  • 승인 2023.10.23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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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싱가포르 연구팀, 닭 깃털로 탄소 배출·생산 비용 낮추는 기술 개발
닭 깃털로 친환경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데일리원헬스=송신욱 기자] 버려지는 닭 깃털로 새로운 청정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와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에 발표한 논문에서 닭 깃털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닭 깃털은 그동안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로 처리돼 왔다. 전 세계에서 소각되는 닭 깃털만 매년 4천만 톤에 달한다. 닭 깃털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는 물론 이산화황을 비롯한 유해 가스가 배출된다. 닭 깃털을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환경 유해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닭 깃털 90%가 사람의 머리카락과 동물의 털에서 발견되는 케라틴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단백질을 추출해 아밀로이드 원섬유로 알려진 초극세 섬유로 전환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 섬유소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전기와 열, 물을 생산하는 장치인 연료 전지의 막을 형성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는 전기를 생산한다.

닭 깃털의 케라틴으로 만든 연료 전지의 핵심은 반투과성막(반투과성 멤브레인)이다. 이 막의 중요한 역할은 양성자는 통과시키고 전자는 차단해, 전자를 외부 회로로 보내 전류를 생성하는 것이다.

이 반투과성막의 독특한 특성은 전류를 이용해 물을 산소와 수소로 분리하는 물 전기분해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기존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방식으로, 이 접근 방식은 연료 전지 막에 독성이 있는 영구 화학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 기존 전기분해 방법은 물 전도도를 높이기 위해 특정 첨가제가 필요하지만, 케라틴 기반 멤브레인은 순수한 물에서도 효율적인 물 분해를 촉진해 잠재적으로 유해할 수 있는 첨가제가 필요없다. 

닭 깃털에서 추출한 케라틴 기반 반투과성막은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연구팀 실험에 따르면 이 새로운 반투과성막은 기존보다 최대 3배 저렴해 경제적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닭 깃털 케라틴 기반 반투과성막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투자 유치와 기술 이전 등을 목표로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라파엘레 메젠가 취리히 연방공대 교수는 "폐기를 위해 소각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독성 가스를 배출하는 물질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 지속적으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고리를 끊을 수 있다"라며 "닭 깃털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은 독성 물질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을 방지해 전체 탄소발자국을 줄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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