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없이 만든 치즈...정밀 발효 비동물성 치즈 '게임 체인저' 된다
젖소 없이 만든 치즈...정밀 발효 비동물성 치즈 '게임 체인저' 된다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7.20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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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물성 치즈, 기존 치즈와 가격 같으면 시장점유율 33% 전망
정밀 발효, 기존 낙농업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 크게 적어
미국의 스타트업 '퍼펙트데이'가 정밀 발효로 만든 비동물성 치즈(이미지 출처 - 퍼펙트데이 홈페이지)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정밀 발효로 생산한 비동물성(Animal Free) 치즈가 기존 치즈 시장의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거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체 치즈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환경적으로도 큰 이점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캐나서 서스캐처원 대학교는 최근 국제 학술지 '국제 식품 및 농업 경영 리뷰'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밀 발효로 생산한 비동물성 치즈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기존 치즈보다 25% 비싸도 상당수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진입 초기 시장점유율 22%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동물성 치즈 가격이 기존 치즈와 동일해질 경우 시장 점유율은 33%까지 상승하고 향후 기술 발전과 유통망 확대 등으로 점유율은 더 높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통해 보고서는 소비자가 차세대 식품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으며 정밀 발효로 생산한 비동물성 치즈가 기존 치즈 시장에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반 치즈보다 25% 더 비싼 경우(왼쪽)와 일반 치즈와 가격이 동등할 때 비동물성 치즈의 시장점유율

연구팀은 영국에 거주하는 1,249명을 대상으로 비동물성 치즈의 가격을 달리해 구매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정밀 발효는 미생물의 유전적 구성을 변형해 원하는 물질을 생산하는 것으로 미생물의 DNA를 변경한 후 대형 양조장에서 발효를 통해 우유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렇게 얻은 우유 단백질은 젖소에서 얻은 우유 단백질과 영양학적으로 동일하며 이를 통해 생산한 비동물성 치즈는 맛과 풍미, 식감이 식물성 원료로 만든 비건 치즈보다 뛰어나다.

발효 공법은 세포 배양 등 다른 대체 단백질 생산 공법에 비해 대중의 거부감이 적다. 이미 인류가 오랜 시간 발효를 통해 식품을 만들고 먹어 왔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팀의 설문조사에서 정밀 발효로 생산한 비동물성 치즈를 구매 의향을 밝힌 소비자의 79%가 기존 치즈 대신 비동물성 치즈를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더 큰 장점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다. 정밀 발효 공법은 기존 낙농업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97%, 물 사용량은 99% 적다. 연구팀은 정밀 발효로 비동물성 치즈를 생산하는 것이 축산업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영국 소비자는 1인당 연간 11.9kg의 치즈를 먹는다. 젖소에서 얻은 우유로 치즈를 100% 생산할 경우 영국 소비자는 치즈 소비로 매해 79.73kg의 CO2e를 배출한다. 이는 영국의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2%에 이른다. 연구팀은 현재 탄소 평균 가격인 60유로를 기준으로 기존 유제품에 탄소세를 적용하는 것보다 정밀 발효를 통한 유제품 생산으로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정밀 발효 유제품이 현재 수준의 탄소세 적용보다 동물성 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데 10배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얻었다"라며 "환경에 부담이 큰 동물성 유제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정밀 발효에 대한 각국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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