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옥의 숲과 사람 이야기]⑫열대우림을 보호하며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
[권성옥의 숲과 사람 이야기]⑫열대우림을 보호하며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
  • 오피니언
  • 승인 2023.05.2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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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림 2,500억 톤 탄소 저장...육상 생물 절반이 서식지로 활용
축산업·팜유 생산 등으로 열대림 파괴 지속...열대림 파괴로 환경·동물·인간 피해 심각
계획적인 열대림 벌목은 환경 살리고, 일자리·수익 창출...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 필요
숲, 자연 그대로 두는 것이 최선 아냐...관리하며 숲이 주는 혜택 활용해야
권성옥 FSC 코리아 대표
권성옥 FSC 코리아 대표

열대림은 높은 강우량, 우거진 숲, 높은 생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산림 생태계다. 현재 지구상에는 육지 표면의 약 12%인 18억 4천만 헥타르(㏊)의 열대 우림이 있는데, 브라질, 콩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열대 지역 이외에도 온대 지역인 북미, 남미, 호주 및 러시아에도 존재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은 아마존으로 전체 열대림 면적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최소 2,500억 톤의 탄소를 저장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육상 생물 약 50%의 서식처인 열대림은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는 현시점에서 지구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오랜 세월 만들어진 천연림, 고대 원시림은 한번 파괴하면 복원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현재 아마존, 보루네오, 파푸아뉴기니 등의 열대림이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축산업을 하기 위한 용도 전환 때문이고, 다음으로는 여러 기업들이 팜유 생산을 위해 숲을 불태워 농장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불법으로 산림을 파괴할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적법하게 해당 정부의 용인 아래 산림 용도를 전환하는 경우도 있다. 열대림 파괴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산림 지역주민의 생계와 삶도 위협한다. 숲이 사라지면 동물도 살아갈 곳을 잃고, 숲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게 된다.

지구 열대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아마존

그렇다면 열대림은 건드리지 않고 자연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최선일까? 열대 지역 숲에 있는 나무는 무조건 보호해야만 하고 절대 벌목해서 안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천연림을 그대로 방치하면 오래된 나무는 결국 가치 없이 죽어간다. 반면, 충분히 자라난 나무를 잘라 주면 그늘로 햇빛을 받지 못해 크지 못하던 주변 작은 나무들이 자라날 수 있다.

열대림 나무는 고급 가구에 사용돼 경제적 가치도 매우 높다. 따라서 계획적으로 세심하게 진행하는 벌목은 환경도 살리고,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열대림을 보호하면서도 사회적, 경제적 이득을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FSC 인증과 같이 산림에 대한 보호와 지속 가능한 경제적 사용의 균형을 갖춘 규정에 따라 숲을 관리하는 것이다. FSC 인증을 받은 숲은 산림 파괴 없이 장기적인 계획에 의해 벌목이 이루어진다. 생물 다양성 손실이 없도록 보장하며, 산림 지역주민들이 숲의 혜택으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삶의 질도 향상된다.

최근 FSC와 UN REDD는 메콩강 하류 지역에 있는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및 베트남 등에서 생산되는 지속 가능한 열대 우림 목재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열대우림 목재 교역 촉진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여기에는 열대 목재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국도 포함됐다. 이 프로젝트의 목표는 열대림의 파괴를 막고 지역 전체에서 지속 가능한 산림 관리를 촉진하는 것이다.

두 비정부기구(NGO)의 주도 아래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새로운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열대우림 공급 업체와 구매 업체가 만날 수 있고, 열대 목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가 구축됐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열대 목재 사용이 확대되면 더 많은 지역의 열대림이 인증을 받으려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숲이 더 잘 관리돼 자연과 인간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숲은 자연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최선이 아니다. 보존가치가 높은 산림 즉, 유전적 다양성을 위해 국제기구나 국가가 지정한 산림과 천연림, 이탄토 및 생물 다양성의 가치가 큰 곳은 집중 관리 및 모니터링 하고, 이외 지역은 지속 가능하게 관리해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인식해야 한다. 나무는 때가 되면 벌채해 가치 있게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것임을 알자. 책임감 있게 숲을 관리하며 숲이 주는 혜택을 아낌없이 활용하는 것이 숲과 사람이 공존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권성옥 FSC 코리아 대표 s.kwon@fsc.org

[필자 소개] 권성옥 대표는 서울대 의류학과에서 박사를 취득했고, 친환경 섬유회사인 오스트리아 렌징사 한국 지사에서 장기간 근무했다. 3년 전부터 국제산림협의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의 한국 대표로 일하고 있다. 산림에서 나온 친환경 섬유 텐셀 시장을 개척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들과 협업해 지속 가능한 산림의 중요성을 알리고 FSC인증 제품의 수요를 확대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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