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 가둬 키운 닭이 낳은 계란 안 쓴다"...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 식품기업 빠르게 증가
"우리에 가둬 키운 닭이 낳은 계란 안 쓴다"...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 식품기업 빠르게 증가
  • 김도연 기자
  • 승인 2023.05.16 1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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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WA "글로벌 식품기업들, 전례 없는 속도로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 중"
케이지 프리, 닭 동물복지 강화 핵심...브랜드 이미지 제고 위해 케이지 프리 계란 사용 기업 늘어
좁은 케이지에 갖혀 사육되는 닭들

[데일리원헬스=김도연 기자] 전 세계 식품 공급망에서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케이지 프리(Cage-Free)' 계란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지 프리는 닭을 좁은 우리(케이지)에 가둬 키우는 공장형 밀집사육 대신 자유롭게 방목해 키우는 것으로 닭의 동물복지 강화의 핵심이다.

글로벌 케이지 프리 운동 연대체인 OWA(Open Wing Allianc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을 발표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실제 대다수 기업이 거짓 없이 약속을 이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공급망에서 공장식 밀집사육으로 생산된 계란을 퇴출하기로 약속하고 구체적인 퇴출 계획을 밝힌 전 세계 식품기업은 2,500여 개로 집계됐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1,157개 기업이 완전한 퇴출을 이루는 성과를 거뒀다. 단계적인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을 발표한 기업 중 89%가 지난해까지 약속한 계획을 모두 이행했다. 

OWA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전례 없는 속도로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라며 "동물보호단체들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전 세계에서 케이지 프리 계란이 보편화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식품기업들이 케이지 프리 계란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이유는 높은 동물복지 구현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지난해까지 완전한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을 약속한 기업 중에 계획을 이행하지 못한 기업은 4%에 불과하며 이들 역시 진행 상황을 공개적으로 보고하고 있다"라며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과 이와 관련한 투명한 정보 공개는 기업 이미지 제고로 이어져 고객 충성심을 높이는 방법이 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OW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60억 마리의 닭이 여전히 좁은 케이지에 갖혀 사육되고 있다. 공장식 밀집사육은 닭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와 공포를 주는 것은 물론, 뼈 건강을 악화시키고 생식기 질환 등을 유발한다.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닭의 자유를 억압하고 좁은 케이지에 가둬 키우는 행위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OWA를 비롯한 다수의 동물보호단체들이 공장식 밀집사육 금지와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을 압박하고 있다. 동물복지 강화 움직임이 뚜렷한 유럽에선 최근 유럽식품안전청(EFSA)이 케이지 사용 금지와 닭 부리 절단 중단 등의 내용을 담은 산란계 및 육계 동물복지 강화를 위한 긴급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케이지 프리 계란 전환 계획을 발표하는 식품기업도 꾸준히 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29개국에서 1,600개 이상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브링커 인터내셔널은 이달 초, 오는 2028년까지 케이지 프리 계란 사용 100%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6,8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글로벌 브랜드 데어리퀸도 오는 2025년까지 공장식 밀집사육으로 생산된 계란을 공급망에서 완전히 퇴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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